인천 송도에서 직접 만든 총기로 생일상을 차려준 30대 아들을 살해한 60대 A씨가 “아들이 생활비를 지원해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가정불화’만 언급하며 진술을 거부해오다 지난 22일 투입된 프로파일러 2명에게 “그동안 생활비를 아들이 지원해 줬는데 지난해 지원이 끊겼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아들의 사업이 잘되고 있고 경제적 여유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데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해부터 생활비 지원이 끊겼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이때 총기 제작에 필요한 쇠파이프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 측은 A씨가 사건 당시 함께 있던 며느리와 손자들까지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인미수나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 20일 A씨는 자신의 생일잔치 도중 “편의점에 다녀온다”며 자리를 떴고 이후 사제 총기를 들고 돌아와 아들을 향해 두 발을 쐈다. 함께 있던 아들 지인들을 향해서도 두 차례 방아쇠를 더 당겼고 며느리에게도 총기를 겨눴다.
유족 측은 “며느리가 아이들이 숨어있는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했으나 개문에는 실패했다”며 “피의자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했으나 총기의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0일 인천 송도에서 아들 부부, 이들의 자녀 2명과 생일잔치를 하던 중 직접 만든 총으로 아들을 쏴 숨지게 했다. “시아버지가 남편을 쐈다”는 며느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약 3시간 뒤인 21일 0시20분쯤 서울 시내에서 A씨를 체포해 인천으로 압송했다. A씨가 사용한 총기는 금속 파이프를 조립한 조잡한 형태였다. 서울에 있는 숙소에는 점화장치와 타이머가 부착된 폭발물 15개도 발견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