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엡스타인 문서에 트럼프 이름 수차례 등장” VS 백악관 “가짜뉴스”

입력 2025-07-24 08: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AI 서밋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인연으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수차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은 즉각 “또 다른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WSJ는 이날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올해 초 팸 본디 법무장관이 ‘트럭 한 대 분량’이라고 표현한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미 법무부 관계자들이 검토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고 전했다. 본디 장관은 5월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트럼프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알렸다. 문서에는 트럼프 외에도 다른 수백 명의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함께 등장하며, 엡스타인과 교류했던 인물들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디 장관 등은 트럼프에게 해당 문서에 아동 대상 성범죄 자료와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서 추가 문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법무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문서에 이름이 언급된 것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본디 장관과 토드 블랜치 부장관은 “정례 브리핑의 일환으로, 우리는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알렸다”며 “해당 문서에는 추가 수사나 기소를 정당화할 만한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것은 민주당원들과 자유주의 언론이 지어낸 가짜뉴스의 연장 선상에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본디 장관은 지난 2월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지금 내 책상 위에 있다”고 밝히면서 엡스타인에 연루된 이들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지난 7일 법무부가 검토 결과 고객 명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지지층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트럼프 지지층은 그동안 2019년 수감 중에 자살한 엡스타인과 민주당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에 대해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서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역으로 제기됐다. 또 최근 트럼프가 2003년 엡스타인 생일 당시 그에게 외설적인 그림을 넣은 편지를 보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