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때린 남성에 10년 복수극…자축 파티 사진 한 장에 덜미

입력 2025-07-23 17:27 수정 2025-07-23 17:43
왼쪽 사진은 소누 일당이 경찰에 체포된 모습. 오른쪽은 살해당한 마노지의 사진. 인도 NDTV 캡처

10년 전 어머니를 때리고 달아난 남성을 끝까지 추적해 살해한 인도 청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직후 열린 자축 파티에서 촬영된 사진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22일(현지시간) 인도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 경찰은 살인 혐의로 소누 카샤프와 그의 친구 등 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 5월 러크나우 문쉬 풀리아 지역에서 마노지라는 남성을 쇠파이프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NDTV에 따르면 사건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1살이던 소누는 마노지가 자신의 어머니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머니는 심각한 외상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고 간질 증세까지 보였다고 한다. 폭행 직후 마노지는 동네를 떠났고, 소누는 그날의 일을 평생 잊지 못한 채 복수를 다짐했다.

이후 10년간 소누는 인도 곳곳을 떠돌며 마노지를 찾았다. 지난 5월 러크나우 문쉬 풀리아 지역에서 코코넛 물을 팔고 있는 마노지를 우연히 발견한 그는 곧바로 복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마노지의 동선과 영업 시간을 파악하며 범행을 준비한 그는 혼자 힘으론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지인 4명을 끌어들였다. 지인들은 “성공하면 파티를 열어주겠다”는 소누의 제안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은 5월 22일 밤 실행됐다. 소누 일행은 가게 문을 닫고 귀가하던 마노지를 뒤쫓아가 쇠파이프로 폭행한 채 달아났다. 마노지는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사건 직후 인근 CCTV에 피의자 중 한 명의 모습이 찍혔으나 경찰은 정확한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채 수사를 이어갔다.

결정적인 단서는 SNS에서 나왔다. 범행 직후 열린 술자리에서 촬영된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것이다. 경찰은 사진 속 인물 중 한 명이 사건 당시 CCTV에 찍힌 인물과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인물이 범행 당시 입었던 오렌지색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있었던 점이 결정적이었다.

경찰은 해당 사진을 바탕으로 피의자들의 SNS 계정을 추적해 신원을 확보했고, 결국 소누를 포함한 일당 5명을 모두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힌두스탄 타임스에 “피의자는 어머니가 구타와 모욕을 당하던 당시 자신은 11살에 불과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때 느낀 무력감과 어머니의 고통이 10년간 복수심으로 이어졌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