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5강 싸움을 벌이는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는 올 시즌 ‘투타 엇박자’라는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 리그 대표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삼성은 화끈한 타선에 비해 마운드의 활약이 저조해 고민이다. SSG는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했지만 오랜 기다림에도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다.
삼성과 SSG는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삼성은 23일 현재 2025 KBO리그에서 6위, SSG는 7위에 올라 있다. 5위 KT 위즈와는 각각 0.5경기, 1.5경기 차다. 두 팀 모두 순위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접전 속에 있지만 투타 불균형 문제가 시즌 내내 반복돼 반등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은 리그 최정상급 타선을 꾸렸다. 팀 타율(0.270)과 안타(825개) 2위에 득점(473점), 타점(438점), 홈런(100개), OPS(0.771) 1위를 달리고 있다. 류지혁과 김성윤, 구자욱, 르윈 디아즈, 강민호 등 단·장타, 공격·수비·주루에 능한 다양한 유형의 타자 조합으로 짜임새를 갖췄다. 팀 홈런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31홈런 93타점(이상 1위)의 디아즈가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마운드 사정은 딴판이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7위다. 주축 투수들이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배찬승(11홀드), 이호성(9세이브) 등 젊은 피들이 버티고 있지만 불펜의 부진이 도드라진다.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중심을 잡았던 베테랑 백정현은 어깨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지난해 필승조였던 오승환, 임창민 등 노장들은 과거 구위를 찾지 못한 채 1군을 떠나 있다.
반대로 SSG는 마운드의 조화가 돋보인다. 드류 앤더슨(6승)과 미치 화이트(7승), 김광현(5승)이 주축인 선발투수진과 이로운, 노경은, 김민, 조병현 등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진의 위력이 좋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3.66으로 2위, 불펜은 3.40으로 1위다. 짠물 투구에 힘입은 SSG는 리그 최소 실점 2위(352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타격이 문제다. SSG의 팀 타율은 0.243(9위)으로 꼴찌 키움 히어로즈(0.239)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득점, 타점, 안타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최근 타자들이 모여 밤샘 특타(특별 타격훈련)를 소화할 만큼 내부에서도 부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지난해 58홈런 225타점을 합작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았던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동반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 시즌 타격왕(0.360)을 차지했던 에레디아는 올 시즌 타율 0.286으로 폭발력이 떨어졌다. 최정은 타율 0.199에 그치고 있다. 둘 다 전반기 부상 복귀 후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