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가 한창인 상황에서 물축제를 열 계획이던 광주 광산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축제 일정을 보류했다.
광주 광산구는 23일 오후 ‘제2회 광산워터락 페스티벌’ 공동주최 측인 첨단지구상인연합회와 긴급 간담회를 통해 오는 26일 광산구 쌍암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해당 축제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올해 제2회 광산워터락 페스티벌은 민관이 함께 준비한 뜻깊은 행사다보니 이번 상황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며 “행정의 요청에 상인,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져 이번 광산워터락 페스티벌 일정을 보류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폭우로 인해 피해 본 주민들이 빠르게 일상에 돌아올 수 있도록 행정에서도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광산워터락 페스티벌 개최를 두고 광산구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전국적으로 비 피해가 심각하고, 광주지역 역시 강우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큰 비가 내린 상황에서 물놀이를 하는 축제가 적절하느냐는 지적에서다.
광산워터락 페스티벌에선 EDM 공연과 대규모 물총대전, 물놀이 시설, 공연, 체험 부스 등이 운영될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물총대전을 위해 축제 참가자들에게 개인용 물총을 휴대해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광산구 쌍암동에 거주하는 한 40대 시민은 “전국이 물난리를 겪고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했는데, 물축제를 여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최근 극한호우에 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1311건 피해, 361억원 규모의 피해액이 잠정 집계됐다. 광산구도 잠정 피해액이 130억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