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제주 모 중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지난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망 교사의 심리부검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는 23일 “고인의 사망 동기를 더 명확히 알기 위해 국과수에 심리부검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심리부검은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심리적·행동적 요인을 분석해 사망 원인을 추정하는 절차다. 고인이 남긴 기록이나 의료 기록, 유족 진술 등 사망자의 생전 상태를 여러 자료를 통해 살핀다.
경찰은 검사를 진행하는 본원 법의검사과에 고인이 남긴 유서와 통화 기록, 메시지 내용 등 그간 수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 추정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심리부검이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수사 형태는 아니”라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2일 새벽 제주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이 학교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가족의 민원을 받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맡은 제주동부경찰서는 전담반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사망하는 과정에 학생 가족의 민원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등 유족이 주장하는 혐의점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2023년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당시에도 경찰은 국과수에 심리부검을 의뢰한 바 있다.
당시 국과수는 고인이 학교 업무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 등으로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사망한 서이초 교사는 학부모 민원과 문제행동 지도에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 조사에서 학부모 갑질 등 구체적 혐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