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현황을 점검한 뒤 “비정상의 길을 걸었던 지난 정부의 준비가 미진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APEC 개최를 앞두고 윤석열정부가 기반 마련을 해두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경주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인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종합점검회의’에 참석해 무거운 표정으로 ‘미지수’라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그는 “새 정부가 이어받은 APEC 대차대조표는 부실하고, 성공은 미지수이며 시간은 촉박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건물도, 프로그램도, 서비스도 준비 중이지만 현실은 미지수”라며 “준비의 완벽을 장담하기는 촉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 대선을 앞둔 시기부터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한 것이 APEC 준비”라며 “가장 빨리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총리는 다만 “우리에게 성공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APEC 성공을 통해 내란을 극복한 대한민국의 민주 역량과 문화적 품격을 전 세계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김 총리는 “경주에서는 신라의 미소를, 전국 각지에선 한류의 상징적 플랫폼인 한글을 대표적 문화적 상징으로 함께 마케팅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회의에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이성우 대한상의 APEC 추진본부장 등 20여명의 정부, 지자체, 기업,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총리는 “세계인에게 우리 문화와 역사의 어떤 점을 어떻게 알릴지 연구해 달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홍보에 동참하라”고 당부했다.
APEC에서 경호안전 분야를 총괄하는 경호안전통제단도 경호안전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APEC이 열리는 경주 보문단지의 지리적 특징을 살피고, 현지 입주업체와 관련 공무원 등과도 소통을 이어가는 중이다. 경호안전통제단은 “경호 목적을 달성하면서 대민 피해는 최소화하는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구현해내겠다”고 밝혔다.
송태화 윤예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