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서 말다툼하다 이웃 살해…60대 항소심 징역 10년

입력 2025-07-23 16:12

이웃과 말다툼을 하다 격분해 살해한 6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이은혜)는 23일 A씨(63)의 살인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A씨가 “형이 무겁다”며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전 10시44분쯤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현리 한 주택에서 이웃에 살던 40대 B씨와 말다툼하다가 격분해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A씨는 112에 전화해 자수했다.

조사 결과 A씨가 범행 당일 한 펜션 뒷마당에서 그곳 업주 C씨가 펜션에 설치된 냉장고를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C씨의 아내에게 "남자에게 냉장고 청소를 시키면 어떻게 해요"라는 농담을 한 일이 화근이 됐다.

A씨의 농담을 들은 B씨가 “형이나 나나 여자 없이 태어났느냐, 말을 왜 함부로 하느냐”고 시비가 붙었고, A씨는 농담한 것이라며 B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둔기로 살해했다.

1심은 “범행 직후 자수하고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고려해도 중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30년 전 벌금형 이후 아무런 범죄 전력 없이 성실히 살아온 것으로 보이며,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서 자수하고, 다행히 유족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범행 방법이 매우 위험하고 불량하며, 피해자는 극심한 신체·정신적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