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뒤 막힌 길 뚫은 마음, “이웃 고통 함께”

입력 2025-07-23 16:06 수정 2025-07-23 17:01
김범래 서울 광염교회 집사가 22일 경기도 가평 수해 현장에서 현장 복구를 돕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최근 중부와 남부 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한국교회가 교단과 단체, 개별 교회 차원의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위로와 기도뿐 아니라 실질적인 현장 지원도 전개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김종혁 목사)는 22일 총회장 담화문을 내고 집중호우 피해 이웃을 위한 기도와 자원봉사를 요청했다. 김 총회장은 “다수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고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고 도로와 철도 지하차도가 붕괴하는 등 전국이 큰 피해를 당했다”며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일어서는 것이 한국교회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충청과 전북, 경남 등 피해가 컸던 지역을 언급하며 교단 산하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구호 헌금, 자원봉사 참여를 당부했다. 이어 “총회도 피해 지역을 위한 기도와 지원을 계속 이어가겠다”며 “복구에 힘쓰는 정부 지자체 군·소방·의료 관계자들에게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함께하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박상규 목사)도 피해 주민을 위로하는 서신을 발표했다. 기장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전국 교회의 연대를 통해 하나님의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예장합동과 기장을 비롯한 주요 교단들은 피해 사례를 접수 받고 있으며 지역별 긴급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 목사)는 본부 사회평신도국(총무 문영배 장로)을 중심으로 21일부터 현장 지원에 돌입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원들이 22일 경기도 가평 수해 지역에서 제작한 긴급구호 카트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단체들의 자발적인 현장 구호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이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이다. 봉사단은 22일 서울 광염교회와 협력해 경기 가평 수해 현장에 긴급 구호팀을 파견했다. 가평은 지난 20일 하루 19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상가가 붕괴하고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구호팀은 조종면과 마일리 대보리 등 피해 마을을 방문해 피해 규모를 조사했다. 이후 피해 가구별 맞춤형 생필품을 담아 긴급구호키트를 제작했으며 도로가 유실돼 진입이 어려운 마을까지 찾아가 키트를 전달했다. 주민들의 복구 작업도 지원했다.

조현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단장은 “전달한 물품보다 중요한 건 교회가 함께한다는 마음”이라며 “현장의 고통에 응답하고 연대하는 일이 교회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전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원이 22일 경기도 가평 수해지역에서 긴급구호 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한국교회언론회(언론회·대표 임다윗 목사)도 “기후 변화에 따른 재난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는 새로운 기준으로 재난을 대비하고 교회는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회는 ‘자연재해를 당한 이웃을 교회가 힘껏 돕자’는 제목의 논평에서 “물폭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들에게 교회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손동준 김동규 박윤서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