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을 하던 한국인 남녀가 패러글라이딩하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둘 다 패러글라이딩 조종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22일(현지시간) 콤파스·쿰파란 등 인도네시아 매체에 따르면 덴파사르 경찰은 지난 17일 오후 12시30분쯤 발리 남쿠타 지역 타나바락 해변 근처에서 패러글라이딩하던 한국인 2명이 비상 착륙하던 중 익사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43세 남성과 41세 여성으로 조사됐다. 현지 매체는 두 사람이 부부라고 보도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같은 패러글라이딩 팀에 소속돼 있었고 모두 미혼이라고 한다.
앞서 두 사람은 패러글라이딩을 같이하는 팀원 7명과 함께 지난 11일 발리에 도착했다. 모두 패러글라이딩 조종사 면허를 보유한 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은 사고 당일에도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개인 장비로 패러글라이딩을 준비했다.
숨진 두 사람은 가장 먼저 하늘로 날아올랐다. 약 10분간 비행하던 때 문제가 벌어졌다. 고도 80m 지점에서 갑자기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더이상 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행은 착륙하기로 했고 일부는 무사히 육지로 비상착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사고를 당한 두 사람은 착륙에 실패하고 해안선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은 패러글라이딩 안전 장비를 제대로 풀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일행들과 관계자들이 구조를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으나 두 사람은 모두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유족들은 부검하지 않고 발리에서 화장한 후 유골을 한국으로 가져올 예정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