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신작 ‘어쩔수가없다’ 베네치아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입력 2025-07-23 10:26
박찬욱 감독. 뉴시스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다음 달 2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82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베네치아영화제 사무국은 ‘어쩔수가없다’를 포함한 21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을 22일 발표했다. 한국영화가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건 고(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2) 이후 13년 만이다.

영화제 측은 작품에 대해 “해고된 직장인이 재취업에 나서면서 경쟁자를 제거하려고 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재취업하고자 하는 가장 만수 역은 배우 이병헌이, 만수의 아내 미리 역은 손예진이 연기했다.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한 장면. CJ ENM 제공

박 감독이 베네치아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건 두 번째이자 20년 만이다. 2004년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고, 2005년 복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로 경쟁부문에 올라 젊은 사자상, 베스트 이노베이션상, 미래영화상 등 3개의 비공식 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베네치아영화제 초청까지 받고 보니 긴 세월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어쩔수가없다’ 촬영을 마치면서 “가장 만들고 싶던 작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영화의 주연인 이병헌은 “(완성작을) 얼른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첫 해외 영화제 방문이 베네치아라는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영광”이라고 전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9월 개봉해 국내 관객을 만난다.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CJ ENM 제공

장준환 감독의 장편 데뷔 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부고니아’도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됐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한 ‘부고니아’는 음모론에 사로잡힌 두 주인공이 유명 제약회사 사장을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납치하는 이야기다.

두 작품 모두 CJ ENM이 투자배급하거나 제작에 참여했다. 국내 단일 투자배급사의 작품 두 편이 동시에 베네치아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건 처음이다. CJ ENM 정현주 영화사업부장은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