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인천 총격사건, 선천성 땡큐결핍증”

입력 2025-07-23 09:29 수정 2025-07-23 09:42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연합뉴스

인천에서 사제 총으로 아들을 쏴 숨지게 한 A씨(62)에 대해 박선영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선천적 ‘땡큐결핍증’”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며칠을 망설이다 욕먹을 각오로 쓴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고마움을 모르는 선천성 땡큐결핍증 환자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확신처럼 굳어졌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아비의 아내인 아들의 엄마는 미용 관련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을 했고, 그 덕분에 이혼한 지 20년이 더 되는 지금도 그 아비는 성공한 아내 명의의 70평짜리 아파트에 홀로 산단다”라며 “아비는 상당 기간 동안 아내에 대한 열등감과 자격지심, 피해의식에 시달려왔으리라”라고 적었다.

이어 “이번 아비의 아들 총살 사건은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허상만 중요한 체면 지상주의, Face Culture(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가 초래한 범죄”라고 평했다.

박 위원장은 또 “나에게 주어진 것,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선천적 땡큐결핍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회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며 “이미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마약과 함께 사제 폭발물, 사제 총기는 점점 더 우리 사회를 어지럽힐 것”이라고 했다.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위원장은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