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영끌’ 공감 안 되고 투자도 관심없어…오직 연기만”

입력 2025-07-22 17:09
영화 ‘84제곱미터’의 주연 배우 강하늘. 넷플릭스 제공

“공감되거나 이해되거나, 둘 중 하나는 돼야 그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 우성은 이해하지만, 공감이 되진 않는 캐릭터였어요. 저는 ‘올인’하고 잘 되기만을 바라는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에서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 집 마련을 한 ‘영끌족’ 우성을 연기한 배우 강하늘(35)은 “우성에게 ‘비상구 하나는 만들어놨어야 한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 ‘84제곱미터’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영화는 아파트라는 일상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릴러물이다. 주택담보대출과 퇴직금, 원룸 보증금, 어머니 명의의 마늘밭 매매금까지 탈탈 털어 국민 평형인 84㎡(약 32평) 아파트를 장만했으나 집값 하락과 코인 투자 실패, 극심한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점차 피폐해지는 우성의 심리변화가 밀도 있게 그려진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21일 만난 강하늘은 극 중 상황이 실제 본인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평소 체크카드를 쓰고 지금도 월셋집에 산다는 그는 “주변에서 재테크를 배우라고 권유하는데 나는 그런 거 할 성격이 못 된다”며 “아직은 ‘내 걸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없다. 그냥 월세 내고 주인이 관리해 주시는 게 편하다”며 웃었다.

영화 ‘84제곱미터’의 주연 배우 강하늘. 넷플릭스 제공

강하늘은 올해 유난히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영화 ‘야당’ ‘스트리밍’, 드라마 ‘오징어 게임 3’(넷플릭스) ‘당신의 맛’(ENA)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성적도 좋다. 관객 337만명을 동원해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야당’은 다음 달 6일 확장판을 개봉한다. ‘오징어 게임 3’은 공개 직후 93개국 1위 행진을 이어가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강하늘은 “출연작들이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면서도 성과에 연연하기보단 연기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과거 작품을 돌아보면 흥행 성적보다 현장에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더라”면서 “예전엔 내 연기에만 몰두했다면 이젠 다른 배우와의 앙상블을 더 신경 쓰게 됐다. 다 같이 고민하며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좋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