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中고교생 국제수학올림피아드 1위

입력 2025-07-22 16:46 수정 2025-07-22 16:51
올해 제66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1위에 오른 중국 국가대표팀의 쉬치밍(왼쪽). 바이두

뇌성마비를 앓는 중국 고교생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중국팀을 1위로 이끌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우한경제기술개발구 외국어고교 2학년 쉬치밍(16)이 포함된 중국 국가대표팀이 지난 10~20일 호주 선샤인코스트에서 열린 제66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쉬치밍은 태어날 때 저산소증으로 뇌성마비를 앓게 돼 신체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고 균형 감각 등에 제약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해 집중력과 끈기를 보이며 영재로 성장했다.

중국대표팀의 한 코치는 “쉬치밍은 건강 문제로 어떤 특별대우도 받지 않았다”면서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4시간 30분씩 이틀에 걸쳐 모든 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올림피아드에서는 대수, 조합, 기하, 정수 분야 6문제가 출제됐으며 하루 4시간 30분씩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중국대표팀 소속 학생 6명은 1∼5번 문제에서 전원이 만점(35점)을 기록했다. 가장 어려웠던 6번 문제에서 중국 팀은 총 21점을 획득해, 2위인 미국의 점수(9점)를 크게 앞섰다. 한국은 올해 종합 3위를 차지했고 일본과 폴란드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중국 대표팀은 6명 전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은·동메달 커트라인은 각각 35점, 28점, 19점이었다.

쉬치밍은 개인 성적으로도 110개국 63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36점을 받아 12위에 올랐다.

중국 대표팀 리더인 샤오량은 "쉬치밍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뛰어난 성과를 냈고 동료들을 능가하는 침착함과 지혜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쉬치밍은 15세 때인 지난해 65회 대회에도 국가대표로 참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 성적도 5위로 탁월했지만, 중국 대표팀은 미국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쉬치밍은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와 칭화대 2곳에서 모두 입학허가를 받았다.

SCMP는 쉬치밍을 두고 ‘중국판 뷰티풀 마인드’라고 표현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모티브가 된 천재 수학자 존 내시는 조현병을 극복하고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제수학올림피아드는 1959년 루마니아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렸으며, 전 세계를 순회하며 매년 개최된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