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세계디자인수도 선정… 항저우 누르고 세계 11번째 WDC

입력 2025-07-22 14:42 수정 2025-07-22 14:48
세계디자인기구(WDO) 실사단이 지난달 ‘세계디자인수도 2028’ 후보도시 평가를 위해 부산을 방문한 가운데 부산역 광장에 설치된 ‘BUSAN IS GOOD’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시 제공

부산이 세계디자인기구(WDO)가 지정하는 ‘세계디자인수도(WDC·World Design Capital 2028)’로 최종 선정됐다. 서울(2010년)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부산은 도시의 삶을 바꾸는 디자인 역량과 시민참여 기반 정책 모델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았다.

부산시는 22일 “WDO로부터 부산이 ‘세계디자인수도 2028’에 최종 선정됐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WDC는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경제·사회·문화·환경 발전을 이끄는 도시를 2년마다 선정하는 국제 프로그램으로, 2008년부터 시행됐다. 이번 선정으로 부산은 서울(2010), 헬싱키(2012), 발렌시아(2022)에 이어 세계에서 11번째, 국내 두 번째 WDC 도시가 됐다.

부산시는 이번 유치 과정에서 ‘모두를 포용하는 도시, 함께 만들어가는 디자인(Inclusive City, Engaged Design)’을 주제로 시민 참여형 디자인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주거·환경·안전·건강 등 8개 분야에 걸쳐 시민이 문제를 진단하고 맞춤형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공공디자인 진단 지표를 자체 개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접근법이 WDO로부터 국제사회에 모범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부산을 찾은 WDO 실사단은 과거 시장 관사를 문화공간으로 재생한 도모헌, 항만 기능을 열린 도시 공간으로 바꾼 북항, 빈집 재생 사례인 봉산마을, 민간 리모델링 문화공간 F1963, 폐선 철도 기반 친환경 관광지 블루라인파크, 유라시아 플랫폼과 동서대학교의 디자인 교육 현장을 방문했다. 실사단은 “부산은 디자인을 통한 도시 변화의 잠재력이 높고, 시민 참여형 디자인 거버넌스와 실행력을 갖춘 도시”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이번 선정은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도시디자인의 성과이며, 부산이 글로벌 디자인 도시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라며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을 바꾸는 것이 아닌 도시 전체 삶의 방식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은 앞으로 WDO와 협력해 지역조직위원회 및 실무 TF를 구성하고, 시민 참여형 디자인 프로그램을 본격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디자인수도 부산 2028’ 공식 지정 발표는 오는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제34회 세계디자인총회(World Design Congress)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시는 앞으로 부산디자인진흥원과 함께 실행 체계를 마련하고, 부산의 디자인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며 글로벌 디자인 허브 도시로서의 비전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