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때 야유회서 노래 부른 구리시장 “머리 숙여 사과”

입력 2025-07-22 14:05
백경현 구리시장이 지난 20일 강원도 홍천군 한 식당에서 열린 시내 봉사단체 야유회에 참석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 SBS 보도화면 캡처

백경현 구리시장이 집중호우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야유회에 참석한 데 대해 22일 사과했다.

백 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기도 북부 일대 쏟아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시민 불안이 컸다”며 “이런 상황에 지역 단체 관외 야유회에 참석하는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백 시장은 이어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던 시민과 재난 대응에 고생하는 현장 직원들의 마음에 깊은 실망과 분노를 드렸다”며 “전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어떠한 질책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부연했다.

백경현 구리시장이 22일 호우 비상근무 중 야유회에 참석해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일자 사과하고 있다. 구리시 제공, 연합뉴스

백 시장은 “어떠한 행사나 약속도 재난 상황 앞에서는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며 “앞으로 재난 대응 상황 발생 때 시민 곁에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0일 오후 강원도 홍천군 한 식당에서 열린 시내 봉사단체 야유회에 백 시장이 참석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기도 북부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는데, 구리시에선 왕숙천이 범람하고 하상도로 4곳 등이 침수됐다.

이에 구리시 공무원들은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태였다.

백 시장은 당일 오전 11시까지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구리시민들로 구성된 해당 단체 요구로 (야유회에) 약 20분간 참석하고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폭우로 전국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현장 공무원들의 근무 기강을 바로잡을 것을 거듭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시민과 국민이 죽어가는 그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 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히 단속하기를 바란다”면서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기관을 명시해 밝히지는 않았으자 백 시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피해복구 현장에서) 참 열심히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많이 보인다. 우수 사례와 모범 사례를 최대한 발굴해 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