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공적 삶 세우는 자리… 이념 무대 될 수 없다”

입력 2025-07-22 10:58
한국칼빈학회 회원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에서 열린 정례 학술발표회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칼빈학회 제공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사회가 극심하게 갈등하던 시기, 일부 교회 강단이 복음이 아닌 진영의 언어를 전하는 자리로 변질했습니다. 예배가 분열을 봉합하기보다 부채질하는 데 동원된 현실 앞에서 교회는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물어야 합니다.”

황경철 국제복음과공공신학연구소 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 비전센터에서 열린 한국칼빈학회(회장 장훈태) 정례 학술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예배에 기반을 둔 공공신학적 실천이야말로 오늘날 교회가 감당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칼빈과 교육’을 주제로 열렸다. 황 소장은 “코로나 이후에도 현장 예배로의 복귀율은 여전히 낮고 교회학교는 감소했으며 교회를 떠난 이들도 많다”며 “이럴수록 교회는 단순히 수치를 회복하려는 노력보다 예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신학자 제임스 K. A. 스미스의 통찰을 바탕으로 예배의 신체성과 공동체성, 공공적 성격을 조명했다. 황 교수는 “몸으로 드리는 예배, 함께 드리는 예배는 온라인 송출로 대체될 수 없다”며 “예배는 신앙을 삶으로 훈련하는 자리이자 공동체 전체가 하나님 나라의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이끄는 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삶을 변혁하려는 시도도 필요하지만, 복음의 중심성을 지키며 신학적으로 균형 잡힌 공공신학이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황대우 교수는 종교개혁기 인문주의 교육자 요한 슈투름(1507~1589)의 1538년 교육개혁안을 분석하며 “문학과 수사학을 통해 신앙과 삶이 연결되는 교육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교육은 단지 지식 전달이 아닌 경건 형성의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개회사에서 장훈태 회장은 “칼빈은 교회와 사회를 이끌 지성적 지도자 양성을 위해 성경 중심의 총체적 교육을 강조했다”며 “오늘날 신학 교육도 교회와 선교 현장을 섬길 수 있는 영적 지도자를 세우는 방향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칼빈학회는 10월 ‘칼빈과 과학’을 주제로 후속 학술대회를 연다. 내년에는 칼빈의 설교·교회·선교·종말을 주제로 정례 기획을 이어갈 계획이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