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을 줄이지 않는 주4일 근무제가 직원들의 생산성과 복지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져 생산성이 향상되고 피로·수면 문제가 줄어 번아웃이 줄어든다는 결론이다.
줄리엣 쇼어와 원 판 미국 보스턴대 교수팀은 22일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r)’에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는 미국·호주 등 6개국에의 141개 업체 289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6개월간 임금 감소 없는 주4일제 근무를 체험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번아웃, 직무만족도, 정신·신체 건강 지표 등을 측정해 그 효과를 조사하고 이를 기존 근무제를 시행하는 12개 기업 직원 285명과 비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금 감소 없는 근무일 단축과 근무시간 축소로 직원들의 직무만족도와 건강성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근무시간 재평가를 통해 직원 복지 증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직원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주4일제 시행 전 39.12시간에서 34.48시간으로 4.64시간 줄었다. 8시간 이상 감소한 경우가 30.8%, 5~7시간 감소가 24.6%, 1~4시간 감소가 20.3%였다. 변화가 없는 경우는 24.3%였다.
근무일·근무시간 감소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시간 감소 정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주당 근무 시간이 8시간 이상 줄어든 그룹의 경우 번아웃 감소와 직무만족도 향상, 정신건강 개선 효과가 가장 컸다. 이는 주5일제 근무 기업 직원과 비교할 때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주당 근무시간이 1~4시간, 5~7시간 감소한 그룹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긍정적 효과가 관찰됐으나 개선 폭은 8시간 감소 그룹보다 작았다.
연구팀은 주4일제 근무제의 긍정적 효과가 수면 문제와 피로 수준 감소, 개인 업무 능력 향상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직무 만족도 향상에는 업무 수행 능력 향상(19.6%), 피로도 감소(8.4%), 수면 문제 감소(7.8%) 등이 기여했다. 번아웃 감소에는 피로도 감소(48.1%), 업무 수행 능력 향상(16.6%)이, 정신 건강 개선에는 피로도 감소(24.3%), 수면 문제 감소(10.9%), 업무 수행 능력 향상(10.5%) 등이 작용했다.
다만 연구팀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실험에 참여한 만큼 주4일제에 우호적 특성이 있을 가능성 있고 주관적 자기 보고에 기반한 점 등을 연구의 한계로 꼽았다. 향후 더 다양한 산업과 조직 규모를 포함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