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언론회 “특검이면 무소불위인가”…목사·교회 압수수색에 반발

입력 2025-07-22 07:30
정민영 특검보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 브리핑룸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교회언론회(언론회·대표 임다윗 목사)가 채상병 특검의 압수수색 대상에 교회와 목회자 자택 등이 포함된 데 대해 “종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못했다”고 22일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회는 ‘특검(特檢)이면 무소불위(無所不爲)한가’란 제목의 논평에서 “특검이 목사를 참고인이라면서도 피의자처럼 변호인 조력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색을 자행한 것은 명백한 교회 탄압”이라며 “교회와 성직자, 종교 시설에 대한 급작스러운 압수수색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솔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1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의 자택,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을 포함해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에 “개신교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의 통로일 가능성을 확인 중”이라며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구체적 정황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언론회는 “뚜렷한 범법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종교 지도자와 신성한 예배 공간을 대상으로 한 수색은 종교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조차 결여된 행위”라며 “교회를 마치 범죄와 연결된 장소처럼 취급한 이번 사태는 종교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에게 깊은 우려를 안겼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기독교는 인구의 약 18%를 차지한다”며 “종교가 가진 정신적·사회적 역할을 간과하고 교회를 무시하는 태도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에도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언론회는 “설령 수사상 정황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교회와 목회자를 피의자 취급하며 압수수색한 것은 과유불급”이라며 “특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종교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향후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회는 “지금 우리는 고도로 발전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 살고 있다”며 “종교와 국민을 전근대적으로 대하는 방식은 오히려 거센 사회적 반작용을 불러올 것을 특검은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공직자 청탁은 물론, 사건 관련자에게서 기도 부탁을 받은 적조차 없다”며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