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에서 ‘청량’으로…주민 뜻 묻는 동대문구, 왜?

입력 2025-07-21 19:22 수정 2025-07-21 19:24
지난 7월 6일 동대문구 청량리농수산물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윤웅 기자

서울 동대문구가 21일 ‘청량리동’의 명칭을 ‘청량동’으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주민의견조사를 진행한다. 조사는 이날부터 9월 15일까지 청량리동 전 세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명칭 변경 배경에 대해 동대문구 측은 이날 “청량리 복합개발에 따른 변화된 지역 현실을 반영해 동 명칭을 보다 간결하고 상징성 있는 ‘청량동’으로 변경하자는 주민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량리라는 지명은 원래 이 지역에 있던 사찰 ‘청량사(淸凉寺)’에서 비롯됐다. 청량사가 위치한 곳은 나무가 무성하고 샘물이 흐르며, 남서쪽이 트여 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지역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자연환경에서 유래한 ‘청량리’는 본래 청량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과거 서울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 중 하나였던 ‘청량리588’이 이 일대에 오랫동안 존재하면서 지명에 부정적인 인식이 덧씌워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청량리588’이 실제로 위치했던 곳은 행정구역상 청량리동이 아닌 전농동이었다. 현재 해당 부지에는 14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며 과거 흔적은 사라진 상태다.

동대문구는 간결한 명칭으로 변경하면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와 대외 인지도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청량리동’ 명칭에 행정구역 단위인 ‘리’(里)와 ‘동’(洞)이 불필요하게 중복된 점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미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1세대당 1인 응답 원칙으로 비대면 및 대면조사로 진행된다. 대면 조사는 비대면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세대를 대상으로 통장의 세대별 방문을 통해 이뤄진다. 구 관계자는 “명칭 변경은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