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난데없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재정전략회의, 세제개편,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내년도 예산안 등 굵직한 일들이 첩첩산중인데 업무를 다룰 사무관이 부족하다고 한다. 최소한 100명 이상의 인력이 휴직 또는 외부 파견 형태로 기재부를 떠나 있는 점이 원인이다. 각 업무 담당 국장급 인사들은 “중진급 사무관이 없다 보니 일을 시킬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을 내놓는다.
22일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사무관 총원이 600명 안팎인데, 이 중 100여명이 사내에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20%에 가까운 사무관 인력이 부재한 상황인 셈이다. 그나마도 일할 일손이 부족하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초임 사무관이나 서기관 승진을 앞둔 사무관만 남아 있고 중간급 사무관들이 대거 빠졌다”고 귀띔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휴직자가 많다. 육아휴직이나 해외 공무 연수 등으로 자리를 비운 이들이 70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연수 기한 만료 이후에도 휴직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자녀 교육 문제, 기재부 조직 개편과 관련한 어수선한 분위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파견’ 영향이 겹쳤다. 30~40명가량의 사무관이 국정기획위원회와 대통령실로 파견을 갔다고 한다. 파견과 같은 경우 과장급도 영향을 받는다. 대변인실에서 홍보를 맡고 있는 과장급 인사까지 국정기획위에 차출될 정도로 많은 인력이 외부에 있다.
그러다보니 국장이 일부 사무관을 직접 지휘해 일을 하는 경우도 허다해졌다고 한다. 국정기획위 파견자들의 경우 조만간 돌아온다지만 최소한 다음 달 14일은 돼야 복귀하게 된다. 복귀 시점 상 재정전략회의나 세제개편, 경제정책방향 등에는 힘을 보태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국장급 인사들은 “일 할 사람이 없어 한 숨이 나올 노릇”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