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경주 APEC 계기로 정상회담 가능성”

입력 2025-07-21 14: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APEC 정상회의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APEC 정상회의가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먼저 방문하거나 APEC 행사 기간에 시 주석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미정이지만,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담 전에 중국을 방문할 경우 2017년 베이징을 방문한 것과 차별화하기 위해 상하이 등 다른 도시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내다봤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5일 직접 통화를 하면서 서로 자국 방문을 요청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을 한 뒤 기자들에게 “양측 모두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SCMP는 루비오 장관과 왕 주임의 만남을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면 관세, 펜타닐, 희토류, 반도체 등 미·중간 갈등 요인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런민대 댜오다밍 교수는 “우호적인 조건과 적절한 분위기 하에서 두 지도자 간의 상호작용은 어떤 형태이든 미·중 관계의 안정화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의 쑨청하오 연구원은 양국 정상회담이 펜타닐과 관세 같은 문제에서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국 지도자가 실무 수준에서 효과적으로 노력을 동원할 수 있는 특정 분야에서 비교적 빠르게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그러나 대만 문제나 미국 내 대중국 강경파의 움직임 등이 회담 개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댜오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거나 대만에 대한 ‘간섭’을 고집한다면 정상회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