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협상하는) 앞으로 2주에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지난 18일 제주에서 열린 ‘2025 한경협 CEO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상호관세 25% 부과를 앞두고 진행 중인 한·미 협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좋은 조건을 얻어야 한다”며 “이 기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미래를 위해 줄 수 있는 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풍산그룹을 이끄는 류 회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 깊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국내 대표 ‘미국통’ 경제인이다. 류 회장과 한경협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 구장에서 열린 미국 상·하원 의원 자선야구대회(CBG)에서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를 알리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은 회원사를 위해 서비스를 해야 하는 단체”라며 “한경협 회장으로서 회원사가 제 개인적 인맥이 필요하다고 하면 소개해주는 등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김창범 상근부회장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등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가진 경제단체는 우리나라에 한경협이 유일하다”며 “기업들이 관세 협상의 혜택이나 불이익을 볼 당사자들이므로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저희가 같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다음 달 22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한경협으로 명칭을 바꾼 뒤 취임한 첫 수장이다.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으로 지목되며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이 탈퇴하는 등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그간 류 회장 주도로 내부 혁신을 단행하며 4대 그룹은 다시 회원사로 합류했지만 아직 한경협 회장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류 회장은 4대 그룹 총수의 한경협 회장단 복귀에 대해 “내년 2월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회장단 복귀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모두 털어낸 만큼 한경협도 4대 그룹의 ‘완전한 복귀’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그는 “빨리해야겠다는 건 아니지만 총회 때 만나 기업인들과 상의하고 추진하면 어떻겠냐는 것이 제 소망”이라며 “제 임기가 2027년 2월까지인데,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4대 그룹 회장단 복귀를 추진) 하는 것이 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류 회장은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를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 규모 축소, 즉 축소경제로 보고 ‘생산성 제고-AI 활성화’ ‘내수 활성화- 지역 랜드마크 건설’ ‘내수 활성화-K 바캉스’를 3가지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 여름 휴가를 전북 고창으로 가기로 했다고 전하며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올해에 해외 나가는 것보단 국내에 (여행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회원사에 편지를 다 보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지방 이전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도 한경협을 맡으면서 회사도 모범 보여야 하니 지방에 투자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지방에 가는 건 좋은데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지방에 가서 투자할 것인지 그런 것을 종합해 정부와 상의, 협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