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란, 독일·프랑스·영국 등과 핵협상 재개 합의”

입력 2025-07-20 17:24 수정 2025-07-20 17:55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이란이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3개국(E3)과 핵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는 이란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이는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중단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20일(현지시간) 이란의 반관영 타스팀 통신은 한 소식통이 “협상 원칙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시간 및 장소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며 “내주 어느 나라에서 협상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스님 통신은 이란과 E3의 외무차관급 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의 이같은 움직임은 핵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스냅백’ 조치에 돌입하겠다는 E3와 유럽연합(EU)의 경고를 지난 17일 프랑스 외무부가 이란에 전달한 지 사흘 만에 나왔다. 스냅백 조치는 2015년 이란이 서방과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이란이 약속한 핵 프로그램을 동결·제한하지 않으면 UN 제재를 복원하기로 한 조항을 말한다.

이 조치는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전원이 동의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이란에 우호적인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설계됐다. E3는 2015년 핵 합의 서명에 참여한 당사국이다.

앞서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지난 4월부터 핵 협상을 진행해왔다. 회담은 5차까지 진행됐으나 우라늄 농축 중단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며 논의는 교착됐다. 6차 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13일 이스라엘군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 등을 전격 공습하며 협상이 중단됐다. 공습 9일 후 미국이 가담해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핵시설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폭격했다.

이란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이스라엘과 휴전했으나 이후로도 우라늄 농축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 또한 잠정 중단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