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사] “연금 계좌 내 TDF, 50% 이상 가져가야”

입력 2025-07-21 05:00 수정 2025-07-21 05:00
신재광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자산운용 본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제공


“3~4% 수익률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는 안정적인 노후 자산을 만들 수 없습니다.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연금 계좌 내 코어 자산으로 두고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해야 합니다.”

신재광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지난 18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연금 계좌 운용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본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이 지난해 말 기준 1년 전보다 54% 증가했지만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보다 비중이 작다”며 “보통 3~4% 수익률을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높은 수익률이어야 안정적인 노후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빈티지)을 목표로 생애주기에 따라 적극적인 투자에서 안정적인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 배분 펀드다. 이러한 자산 배분 전략이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투자 전략이라고 불린다.

현재 한국의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30조원으로 불어났다. 그중 원리금 보장형이 352조, 실적배당형이 75조로 각각 82%, 17.6%를 차지하고 있다. 실적배당형의 경우 비중이 2018년 5.6%였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신 본부장은 TDF를 중심으로 규모가 더 커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TDF 상품들은 연초 이후 6개월간 4.0~6.7% 수익률을 기록하며 같은 빈티지 안에서 1위 혹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 본부장은 상반기 변동성 장세에서도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로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 적극적인 시장 대응, 비용 효율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TDF에 전사적인 운용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매주 TDF 운영본부뿐만 아니라 리서치센터, 글로벌 주식본부, 글로벌 채권본부 등이 모두 모여 TDF 운용 전략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본부장은 원리금 보장형에만 자산을 넣어두는 보수적인 투자자나 사회초년생들이 적립식으로 TDF 투자를 해보길 조언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변동성을 견디는 것이고, 변동성을 이기는 방법은 장기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연금 계좌에 TDF를 성향에 따라 50~80% 정도로 넣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향후 인출기 상품(고객이 원금이나 수익을 매월 혹은 분기별 등 정해진 주기로 일정 금액씩 꺼내 쓸 수 있게 만든 상품) 등 TDF 상품군을 더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신 본부장은 “시장이나 정책 변화가 운용 자산의 성과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며 “인구 구조 등 각종 변화에 따라 또 다른 TDF 라인업을 선보이며 개인 맞춤형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