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김정석 목사)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집중호우와 관련해 교회 피해 상황을 접수하고 긴급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기감은 20일 감독회장 명의로 목회서신을 발표하고 “전국 감리교회가 복구에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김정석 감독회장은 “극한호우로 피해를 본 이웃과 교회를 향해 감리교회가 한마음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각 교회에는 안전 관리 강화와 함께 피해 현황을 본부에 보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20일 오후 2시 기준, 기감 본부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3건이다. 충청연회 예산서지방 소속 교회들의 피해가 컸다. 충남 예산 원포교회(장명석 목사)는 본당과 교육관이 전면 침수돼 예배당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장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건진 게 없다. 강화마루까지 전부 뜯어냈다”며 “교인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봐, 오늘(20일) 주일예배도 각 가정에서 드리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피해는 17일 새벽, 삽교천 제방이 무너진 직후 발생했다. 마을 전체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고 물은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다. 장 목사는 고령 교인이 많은 지역 상황을 고려해 새벽부터 집마다 다니며 주민들을 깨우고 대피를 도왔다. 일부 주민은 보트를 타고 탈출해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인근 평촌교회(이성규 목사)도 교육관이 침수됐다. 무릎 높이까지 물이 들어와 강대상과 주방 집기, 고가의 난방기구 등이 손상됐다. 이 목사는 “화요일 복구 작업을 계획 중이며 지방 목회자들과 함께 정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촌교회는 고령의 성도 20여명이 출석하는 소규모 교회로 이번 호우로 성도 가정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봤다. 같은 지방 소속의 고봉중앙교회(반은섭 목사)도 침수 피해가 접수된 상태다.
기감은 현재 피해 상황을 계속 취합 중이며 충청연회와 평신도 단체들을 중심으로 현장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본부 사회평신도국(총무 문영배 장로)과 연회 사회평신도총무협의회가 21일부터 현장 지원에 돌입한다. 연회 소속 희망봉사단과 남·여선교회도 복구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