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에 대웅전 무너져…국가유산 호우 피해 8건

입력 2025-07-20 15:23 수정 2025-07-20 15:30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 피해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집중호우가 전국 곳곳을 강타하면서 국가유산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20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비로 이날 오전 11시 기준 총 8건의 국가유산이 파손됐다.

이틀 전 집계한 수치보다 3건 더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사적이 3건, 보물 2건, 국보·명승·국가등록문화유산이 각 1건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4건, 전남이 2건, 경북·경남이 각 1건이었다.

지난 19일 하루 300㎜에 육박하는 비가 쏟아진 경남 산청에서는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의 벽체와 주변 건물이 산사태로 파손됐다.

율곡사는 신라 경순왕(재위 927∼935) 때인 930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남아있는 대웅전은 조선 숙종(재위 1674∼1720) 4년에 해당하는 1679년에 대대적으로 수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산속에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조선 중기 건물로, 건축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 피해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전남 보성과 순천에서도 문화유산이 피해를 입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은 안채 뒤쪽 석축의 흙이 무너져 내려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토사가 유실된 부분을 임시로 복구한 상태다.

조계산 자락에 있는 명승 ‘조계산 송광사·선암사 일원’은 진입로 약 10m 구간의 흙더미가 일부 흘러내려 피해 구간에 안전띠를 설치했다.

국가유산청 공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등재 일주일 만에 또 물에 잠겼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수몰된 것은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피해가 확인된 국가유산 주변의 통행을 제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2차 피해 및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위기 징후 및 국가유산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등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며 "피해 복구를 위한 조사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