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도 앗아간 ‘기록적 폭우’ “이웃 피해 없길 기도 바라”

입력 2025-07-20 15:18
홍남성결교회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교회 본당 모습. 교회 제공

“밤새 폭우가 쏟아지더니 지붕이 무너졌습니다. 본당 안까지 비가 들이치고, 방송 장비도 모두 망가졌어요.”

충남 홍성에 위치한 홍남성결교회(함동주 목사)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금요일 밤 극심한 비가 내리면서 지붕의 한쪽이 주저앉았고, 내부 본당으로 곧장 빗물이 유입됐다. 방송실은 건물 후면에 있었지만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장비 대부분이 침수됐다. 교회 뒤편 산사면도 일부 무너져 내리며 흙과 돌이 교회 앞마당을 어지럽혔다.

함동주 목사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봉사자들과 함께 본당을 정리하고 임시로 조치해둔 상황이지만, 본격적인 복구는 견적과 시공이 들어가야 하기에 며칠 내 복귀는 어렵다”며 “다행히 교인 피해는 없었고 주일예배는 인근 임시 공간에서 드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함 목사는 “이번 폭우로 교회뿐만 아니라 지역별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번 폭우의 피해가 조속히 끝날 수 있도록 기도의 손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광주 본량제일교회가 침수된 모습. 교회 제공

광주시 본량제일교회(서상용 목사)도 비슷한 수해 피해를 겪었다. 본량동 일대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426㎜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교회 인근 소하천이 범람하면서 5년 전과 똑같은 수해가 되풀이됐다.

서상용 목사는 “예배당과 사택은 금세 침수됐고, 예배용 집기며 살림살이까지 물에 잠겨 모두 못 쓰게 됐다”며 “사흘간 밤낮으로 자원봉사자들과 복구 작업을 벌여 임시 공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교인 피해가 없고, 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구온난화로 수해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 이로 인해 저보다 더 큰 피해를 보신 분들도 많다”며 “한국교회가 환경 보호에 더욱 힘써야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 본량제일교회가 침수된 모습. 교회 제공


“수방계획 철저해야”

기상청에 따르면 충남과 호남 일대는 최근 사흘간 평균 500㎜에 가까운 폭우가 내렸다. 일부 지역은 ‘200년 만의 빈도’에 해당하는 극한 강수로 기록됐다. 예배당 침수, 설비 고장, 교회 진입로 붕괴 등 피해 양상도 다양하다.

침수 취약 지역 교회들의 경우, 미리 수방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래주머니 비치 및 차수판 설치, 침수 대비 비상 물품 준비, 사전 훈련 및 연락망 구축 등이 있다.

소방 관계자는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선 사전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간이 제방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급격한 수위 상승에 대응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하천 인접 주택이나 반지하 주택의 경우, 하수구나 화장실, 싱크대 등을 통한 억류를 방지하기 위해 역류방지 밸브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대비책”이라고 조언했다.

소방 관계자는 또 “예기치 못한 극한호우 상황에서도 사전에 대피 계획을 세워두면 혼란을 줄일 수 있고,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며 “기상 특보나 재난문자는 작은 경보 하나도 놓치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 호우주의보에서 호우경보로 격상되는 등의 정보를 통해 상황의 심각성을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