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집중호우로 산사태·급류 실종·사망 잇따라

입력 2025-07-20 10:39 수정 2025-07-20 13:56
가평 조종천 월류한 대보교. 연합뉴스

20일 새벽 시간대 집중호우가 내린 경기 가평에서 산사태와 급류로 주민들이 잇따라 실종되거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0분쯤 가평군 조종면 대보1리에서 A씨(80)가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A씨는 상면 항사리 대보교가 범람하면서 대피령이 내려지자 가족들과 함께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던 중 불어난 물에 고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함께 타고 있던 가족들은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A씨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조종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지역에 물이 크게 불어나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앞서 오전 4시20분쯤에는 상면 항사리 대보교 인근에서 4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앞서 조종천 대보교 인근에는 오전 2시40분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수위는 오전 3시20분쯤 심각 단계인 6.4m를 넘어선 뒤, 최대 9.2m까지 상승하며 강물이 도로와 주택가로 넘쳤다.

이에 따라 가평군은 대보교 일대 15가구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인근 비닐하우스 등 고지대로 이동시켰다.

같은 날 오전 4시37쯤에는 조종면 신상리에서 산사태로 주택 3채가 붕괴돼 4명이 매몰됐다. 이 가운데 3명은 구조됐지만 70대 여성 B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외에도 오전 5시쯤 조종면 소재 펜션에서 “차를 옮긴다며 나간 친구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조종면의 한 수련시설에서는 200여명이 고립됐다가 대피하기도 했다. 이들은 짐을 수련시설에 둔 채 몸만 빠져나왔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조종면 일대에는 이날 오전 3시30분 전후로 시간당 76㎜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오전 9시30분 기준 누적 강수량은 197.5㎜에 달했다.

오전 11시 기준 현재 가평군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2명, 실종 2명, 연락두절 8명, 구조 47명으로 집계됐지만, 아직 현장 상황을 파악 중인 곳들도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국은 추가 피해 발생에 대비해 인근 하천과 산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가평=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