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14년만에…일본 원전 신설 추진

입력 2025-07-19 11:00
폭발사고를 일으켰던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2016년 3월 모습. 연합뉴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일본의 원전 신설이 다시 추진된다.

19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간사이전력은 후쿠이현 미하마 지역에 새로운 원전을 짓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지자체에 관련 구상을 설명하고 부지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간사이전력은 2010년 노후 원전을 대체하는 신규 발전소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듬해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사고로 이를 중단했다. 현재 미하마 원전은 3호기만이 운영 중이며, 1·2호기는 폐쇄됐다.

도쿄전력 관계자가 27일 일본 후쿠시마현 후타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희석을 완료한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샘플을 채취하는 기계를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023.08.28 연합뉴스

모리 노조무 간사이전력 사장은 원전 신·증설과 관련해 “검토를 시작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강조해 왔다. 아사히신문은 “미하마 원전 주변 지질과 지형 조사를 재개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원점에서 관련 사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간사이전력은 후쿠이현에서만 원전 7기를 가동 중이다. 이 중 5기는 운전을 시작한 지 40년을 넘겼다. 일본에서는 원전의 최대 가동 연한이 60년 이상 가능하지만 신규 건설에는 약 20년이 걸리는 만큼 간사이전력이 새 원전 건설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도 원전 활용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비중을 크게 낮췄던 일본은 최근 기조를 바꿔 2040년까지 원전 비중을 현재(8.5%)의 두 배 이상인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선 기존 원전 재가동뿐 아니라 신설도 필수적이다.

일본 정부는 폐기된 원전 부지를 활용해 차세대형 원자로를 건설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간사이전력 관계자는 “대지진 직후와 비교하면 원자력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 증가했다”며 “우리가 처한 환경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새로 건설된 원전은 2009년 도마리 원전 3호기였다”며 “탈탄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원전을 다시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