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과기혁신본부장 “R&D 기조에 다양·안정·자율 더해야”

입력 2025-07-18 16:11 수정 2025-07-18 16:1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2차관(왼쪽)과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과기정통부 대강당에서 열린 배경훈 장관 취임식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연구개발(R&D) 예산 배분과 관련해 선택과 집중, 대형화와 같은 기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다양성과 안정성, 자율성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다양성, 자율성, 그리고 안정성’이란 제목의 글에서 “큰 나무를 위한 선택과 집중, 대형화라는 기존 R&D 예산 지원 철학을 유지하더라도 반드시 숲을 위한 다양성, 안정성 그리고 자율성이란 새 키워드가 예산 배분에 고려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입자물리 연구자 출신인 박 본부장은 지난 13일 혁신본부장에 임명됐다. 혁신본부는 국가 R&D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조정 권한을 행사하고,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과학기술 정책 집행 컨트롤타워다.

박 본부장은 “두 해 전 급작스러운 R&D 예산 삭감 결정으로 과학기술계가 혼란에 빠졌다”며 “전체가 균등하게 피해를 보았던 건 아니고 새롭게 탄생한 R&D 사업도 많았고 규모가 커진 사업들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예산을 정하는 입장에서 한정된 자원을 투여해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 잘하는 연구자를 선택하고, 국가 산업 전략 분야에 집중하며 국제적 경쟁에 밀리지 않게 연구비를 대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12종류의 큰 나무들만 남겨놓고, 나무 그늘 밑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작은 묘목들과 꽃들이 만드는 생태계에 물을 주지 않으면 결국 큰 나무들도 죽게 된다”고 비유하며 기초과학 분야에서 다양성과 안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의) 연구는 주제도 다양하고, 연구비는 적더라도 안정적이고 지속적 으로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또 연구 추진과 연구비 집행 방식도 기존 틀에서 벗어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본부는 최근 이재명정부의 국정철학을 반영하기 위한 R&D 예산안을 새로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정기획위원회는 기초연구와 연구 생태계 복원을 위해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