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 일원에 17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1분쯤 청도군 청도읍 구미리 2번지에서 산사태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비슷한 시각인 오후 1시 54분쯤 경찰에도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인근 암자와 민가를 덮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사태로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 1채와 승용차 1대가 토사에 일부 묻힌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산사태 사고가 난 지점 주변 민가에 거주 중인 주민 4명을 대피시켰으며 현재까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걸로 파악됐다.
청도지역 주요 도로와 교량 곳곳은 빗물이 모여 만들어낸 크고 작은 물웅덩이로 변했다.
집안까지 들어찬 물을 빼내지도 못한 채 주민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시간대 청도군 청도읍 원정리 중앙초등학교는 산에서 넘쳐 흘러내린 물로 운동장이 침수됐다. 빗물은 성인 발목 높이까지 차올라 일대 마을을 위협했다.
최병우 원정리 이장은 “청도군에 온통 물난리가 났다”며 “우리 마을에도 산에서 물이 내려와 초등학교를 덮쳤다. 산사태가 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청도지역 누적 강수량은 165㎜이며 산사태 경보와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경북경찰청은 포항시 죽장면 죽장로 지방도 구간을 비롯해 산사태나 낙석 우려가 있는 15곳의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경북도 역시 기상 상황이 나빠질 것에 대비해 읍면 단위로 편성된 마을순찰대를 가동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대구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대구와 경북에 80∼200㎜(많은 곳 250㎜ 이상), 울릉도·독도에 10∼6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9일 오전까지 시간당 30㎜ 이상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호우특보가 확대·강화될 수 있다”며 “이미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밤사이에도 강하고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니 산사태, 제방 붕괴, 시설물 침수 등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