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해수부 이전 맞물린 BJFEZ…글로벌 해양특구로 도약

입력 2025-07-17 17:03
지난 6월 16일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이 독일중소기업연방협회(BVMID)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략적 연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제공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논의 등 해양 경제 이슈가 잇따라 부각되면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BJFEZ)이 새로운 전략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국제 정세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 BJFEZ는 동북아 해양물류의 거점이자 대한민국 국토 균형발전의 상징 공간으로 ‘BJFEZ 2.0’ 시대 진입을 선언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항만배후단지 확충, 전략산업 투자유치, 규제 혁신을 통한 국내외 기업 유치 등 다방면의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최근 북극항로가 수에즈 운하의 대체 항로로 주목받고,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BJFEZ는 실질적인 해양 경제 정책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성호 청장은 “앞으로의 20년은 세계 해양 경제의 전략 거점으로 거듭나는 ‘BJFEZ 2.0’ 시대”라고 강조하며, 기존의 물류 중심 기능에서 고부가가치 제조·R&D 복합경제 공간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현재 BJFEZ는 부산항 신항과 진해항을 중심으로 약 870만㎡에 이르는 항만배후단지를 개발·운영 중이며 개발률은 98.7%에 달한다. 하지만 물리적 한계에 따라 확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월에는 강서구 화전동 일대 ‘트라이포트 복합 물류 지구’(약 2.79㎢)와 진해신항 연계 배후단지(약 6.98㎢)가 국토부 지역 전략사업으로 선정돼 규제 완화를 통한 경자구역 확대가 추진 중이다.

또 BJFEZ는 해양·항공 복합 물류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가덕신공항과 연계한 공항 복합도시 개발도 구상 중이다. 눌차·두문·천성지구 등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물류, 제조, 관광이 결합한 복합산업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과 규제의 장벽 속에서도 BJFEZ는 실질적인 투자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쓰이소꼬코리아는 최근 482억원 규모의 증액 투자를 결정했고, 스마트 물류센터 설립 등 제조 복합 물류로의 전환도 본격화하고 있다. 자유무역지역 내 과세체계도 관세청과 협력해 ‘원료과세’ 방식으로 개선되며 제조업 유치 기반이 마련됐다.

하지만 여전히 규제 개선 과제는 남아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임대료 감면 기간 연장, 조세감면 대상 확대, 조성 토지의 공급 방식 유연화 등 항만 자유무역지역과 경제자유구역 법령 간 미비점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한편 BJFEZ는 현재의 물류·제조 기능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과 디지털 기술을 아우르는 혁신 특구로의 진화를 준비 중이다. 선박용 기계 부품, 수소에너지, 콜드체인 부품, 로봇 부속품, 생커피콩 등 5대 전략 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글로벌 해양 디지털 실증도시’ 조성을 통해 자율운항, 해양로봇, 스마트 항만 등 미래형 기술의 실증지구 구축도 계획 중이다.

박 청장은 “BJFEZ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부산·경남·울산을 연결하는 동남권 경제벨트의 핵심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전략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실행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찾아올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를 위해 지금이야말로 ‘집을 리모델링해야 할 시기’”라고도 덧붙였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