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대교를 바다 위 예술로” 통영시 개선사업 착수

입력 2025-07-17 15:27
경남 통영시가 전혁림 화백의 대표작 ‘풍어제’를 통영대교 적용하는 등 시설 및 경관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통영시 제공

25년 넘게 통영의 바다를 가로지르며 시민들의 교통편의와 명물 경관 역할을 해온 통영대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

경남 통영시는 구조물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와 도시경관 개선 요구에 적극 응답해 통영대교 시설물 개선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단순 보수작업이 아닌 시민안전을 강화하고 도시 정체성과 예술성을 담아내는 공공디자인 실현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한국 추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통영 출신 고 전혁림 화백의 대표작 ‘풍어제’를 교량에 적용해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만나는 ‘도심 속 열린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1998년 준공된 통영대교는 지역 랜드마크이자 도심과 미륵도를 잇는 핵심 교통축 역할을 했다. 연장 591m(12경간), 폭 20.7m(왕복 4차선 차도 15m, 보도 5.7m) 규모의 해상교량으로 통영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시원한 경관을 제공했다.

하지만 준공 이후 오랜 세월 강한 바람과 염분 등 자연환경에 노출되면서 도장 손상과 부식이 심각해졌고 안전성 우려와 도시경관 개선 요구가 제기돼 왔다.

통영시는 2016년과 2023년 하부 구간 일부에 도장 공사를 하고 지난해 경남도의 특별교부세 15억원을 포함해 총 4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개선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전체 사업비 중 대부분은 교량 구조 안전 확보와 기능 보강에 투입된다. 디자인 설계비는 약 70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약 2% 수준이며 디자인은 전혁림 화백 유족과 전혁림미술관과의 협약을 통해 저작권료 없이 무상으로 제공받는다.

전 화백의 대표작 풍어제는 통영 바다와 어촌 문화를 주제로 바다와 사람, 마을이 어우러지는 공동체 정신을 담고 있다. 이 의식은 풍어를 기원하는 중요한 민속 행사이면서 바다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의미도 지닌다.

이 작품은 시민에게 자부심과 정체성을 심어주고, 관광객에게는 통영의 역사와 문화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면서 통영의 도시 이미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영시 관계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업자와 시민 안전”이라며 “고가 작업 특성상 날씨와 작업 여건에 따라 공정이 늦어질 수 있지만 불편 최소화와 차질없는 공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영=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