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 출신에 ‘비상타격대’까지...서울 조폭 ‘진성파’ 경찰에 덜미

입력 2025-07-17 15:25
진성파 단체 모임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도심 한복판에 합숙소를 차려놓고 조직폭력단체를 운영하며 집단 폭력과 성매매 알선 등 각종 불법행위를 벌여온 ‘진성파’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7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진성파 조직원 39명을 포함해 총 4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행동대장 A씨 등 진성파 조직원 9명은 구속됐고, 나머지는 불구속 송치될 예정이다. 애초 경찰은 진성파 조직원 41명을 적발했으나 2명이 ‘해외 영업’ 등으로 출국 중이어서 수배를 내린 상태다.

경찰은 2023년 10월 한 갤러리 대표를 상대로 한 특수강도 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의자의 도피를 돕는 인물을 추적하다 진성파의 합숙소 실체를 파악했다. 이후 수사가 확대되며 조직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진성파는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을 중심으로 1983년 결성돼 최근엔 1980년대생을 주축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에 구속된 행동대장 A씨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복싱·유도 선수 등 투기 종목 선수 출신과 지역 폭력 조직원, 고교 시절 싸움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른바 ‘짱’ 출신 등 끌어들였다. A씨가 진성파에 가입시킨 인물만 20명에 달한다.

진성파 조직원들. 서울경찰청 제공

이들은 서울 서남권에 합숙소를 마련해 활동했다. 2023년 8월엔 특수강도 등 폭력 범죄를 저질렀다. 간부 1명과 조직원 3~5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조직’ 단위로 움직이며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마진거래소 개설, 성매매 알선, 불법 유심 유통 등의 범행도 벌였다.

진성파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 등의 SNS 자동삭제 기능을 활용했고 다른 조폭과의 충돌에 대비해 흉기와 야구방망이로 무장한 ‘비상 타격대’까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구속된 조직원의 영치금과 변호사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조직원들에게 20만~100만원씩 걷어 약 1억1000만원을 모았으며, 수사망에 오른 조직원에게는 은신처를 제공하거나 도피자금을 지원한 정황도 드러났다.

배은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2계장은 “젊은 세대가 조폭 조직에 환상을 가질 수 있지만, 그 끝은 검거와 처벌뿐”이라며 “조직의 활성화를 막기 위해 젊은층의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