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의 빠른 성장 뒤에는 고객이 느끼는 약간의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집요할 정도로 집착한 ‘고객 퍼스트’ 전략이 있었습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설립 3년 만에 흑자 전환한 토스뱅크의 성공 요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뱅킹의 미래와 토스뱅크의 성공방정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지점 없이 기술 기반으로 운영되는 디지털뱅크는 모바일을 하나의 채널로 보는 기존 은행과 차별화가 필수적”이라며 “디지털뱅크 후발주자이자 고객의 신뢰가 쌓이지 않은 토스뱅크로서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2021년 10월 설립된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제1금융권에선 20번째로 출범한 막내 은행이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57억원, 고객 수는 13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전체 은행을 대상으로 한 포브스 평가에서 3년 연속 1등 은행으로 선정되는 등 금융 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디지털뱅크 혁신을 위해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려 했다”며 “스크롤 위치, 버튼을 몇 번 누르는지까지 하나하나 테스트했다. 앱이 가동되는 시간을 0.5초 줄이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편의성을 높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차별화된 은행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고객 신뢰’ ‘투명성’ ‘안정성’을 꼽았다. 정보 보안을 위한 시스템 고도화, 24시간 고객센터 운영, 장애인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서비스 개발 등으로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 디지털뱅크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 디지털뱅크 3개사의 가입자 수는 9배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아직 4%도 되지 않는다”며 “가입자 수가 많아 보여도 상품 점유율은 낮아 성장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토스뱅크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대표는 “디지털의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잘하는 것을 어떻게 외국에 접목할까, 외국 고객에게 어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제주=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