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희숙 “당대표, 100% 국민 여조 선출”…당내 반발 격화

입력 2025-07-17 12:13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비공개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원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8대 2 비율로 반영하는 현행 체제에서 ‘민심’으로만 당대표를 뽑자는 취지다. 비대위는 “당원 중심의 정당이 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회의에선 윤 위원장이 전날 발표한 인적 청산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윤 위원장은 17일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은 국민여론조사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혁신 안건을 보고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이후 점점 더 당과 괴리돼 왔던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중도층 민심을 흡수해 전국정당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였다. 윤 위원장은 이미 혁신안으로 발표한 바 있는 상향식 비례대표 공천 역시 국민 100% 여조로 뽑자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들은 이에 대해 “당원 중심으로 당을 개편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갑자기 국민으로 바뀌었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당원 중심의 당으로 개편하겠다는 윤 위원장의 취임 일성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한 비대위원은 특히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전문성은 확인하지 못하고, 언론플레이에만 능숙한 사람들이 뽑힐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선 윤 위원장이 전날 실명을 거론한 인적 쇄신안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에서 발표하는 것은 최소한 혁신위원들과 상의하시면 좋겠다”며 “이 부분은 제가 강력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혁신위원들과 상의 없이 인적 쇄신안을 발표한 데 대한 지적이었다.

송 비대위원장이 다른 행사를 참석하기 위해 이석한 후, 윤 위원장은 인적 청산안에 대해 “혁신위원장 자격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다. 거취 표명의 문제는 비대위 안건으로 올릴 수가 없지 않느냐”라며 “(비대위 안건으로) 올리라고 하면 앞으로 혁신위원장으로서 이야기하겠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한 비대위원이 이에 대해 “2차, 3차 인적 쇄신안도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것도 개인 자격이시냐”고 묻자, 윤 위원장은 재차 “그럼 정식 안건으로 올릴 테니 비대위에서 의결해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들은 “엄중한 시기에 개인 자격으로 인적 쇄신안을 발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대위원은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데, 4인 청산 이야기해서 뉴스 톱면에 나가게 하는 건 경솔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하자, 윤 위원장은 “확인해봤는데, 톱뉴스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