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前 보좌진 “색출 우려에 말 못하고 끙끙…진상 규명 필요”

입력 2025-07-17 09:38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전 보좌진 A씨를 16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그는 은밀한 방식의 따돌림, 취업 방해 시도, 고소·고발 위협 등 보좌진을 상대로 한 갑질 피해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제보자 색출 우려 때문에 피해자들이 쉽게 언론 제보 등 외부에 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강 후보자의 갑질이라는 본질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당 윤리감찰단이나 국회 차원 등 객관적으로 갑질 의혹을 밝힐 수 있는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신상이 노출될 것을 극도로 걱정하며 “색출 우려 때문에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해서 국회로 다시 돌아오는 게 더 두려울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하루빨리 피해자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전직 보좌진 A씨와의 일문일답.

-어떤 일을 겪었나.
“피해자들이 많은데 피해 사례를 언급하는 순간 본인이 특정될 것을 우려해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나 또한 구체적인 갑질 피해 사례를 말하기가 부담스럽다.”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어떻게 봤나.
“너무 무서웠다. 청문회를 보고 여기저기서 같이 일했던 동료 보좌진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갑질 제보를 했던 보좌진들을 색출하거나 법적 조치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야당 의원 질의에 강 후보자는 ‘명심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색출하고 말겠다는 것 아닌가? 피해자들은 강 후보자가 제보자를 색출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해서 국회로 돌아오는 게 더 두렵다.”

-왜 그렇게까지 생각하나.
“구체적으로 다른 의원실 취직 과정에서 강 후보자 본인 또는 주변 인물들이 방해 공작을 한 경우가 많다. ‘취업 방해’를 직접 겪어 본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강 후보자가 이번에도 제보자를 색출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왜 그동안은 문제가 되지 않았나.
“아주 은밀한 방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 보도된 것처럼 명백하게 갑질을 한 경우도 있지만 의원실 내에서 왕따를 시키기거나 취업을 방해하는 등 정작 피해자 당사자가 잘 모를 수 있는 방식이 많았다. 피해자를 제외하고 의원실 보좌진들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만들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취업 방해도 마찬가지다. 피해자들이 일을 잘 못 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다른 의원과 보좌진에게 말한다. ‘레퍼런스 체크’라고 주장하지만, 본인들이 먼저 나서서 취업을 방해한 경우가 많다. 법적으로 명백하게 문제라고는 할 순 없어도 법의 사각지대를 노린 것이다.”

-어떻게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진상규명 없이 정치공세를 운운하는 것은 피해자를 모욕하는 것이다. 정치 공세로 오해받고 싶지 않다. 그래서 객관적인 조사를 하고 그 결과로 판단을 받고 싶다. 민주당이 윤리감찰단 조사를 실시하거나, 국회의장 직속으로 조사 기구를 꾸려 해당 의혹을 조사해도 좋을 것 같다. 제3자 입장의 기구에서 갑질 의혹을 정확하게 밝혀줬으면 좋겠다. 피해자들은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판 이강민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