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 삼계탕 직접 끓이면 9000원… 작년보다 12%↑

입력 2025-07-17 06:42 수정 2025-07-17 09:58
지난해 인천 연수구 인천적십자사 사랑의 급식소에서 열린 건강한 여름 사랑의 삼계탕 나눔 행사. 연합뉴스

오는 20일 초복을 앞두고 삼계탕을 직접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이 1인분에 9000원꼴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년 전보다 35%, 지난해보다 12% 오른 것이다. 영계·찹쌀·마늘·대파 등도 기후변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뛰었다.

전문가격조사 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전통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삼계탕을 직접 끓이는 데 드는 비용을 17일 발표했다. 영계와 수삼·찹쌀·마늘·밤·대파·육수용 약재 등 삼계탕 재료 7개 품목의 가격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물가정보는 매년 초복 전에 삼계탕 재료비 시세를 조사한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영계 4마리와 수삼 4뿌리, 찹쌀 4컵 등 삼계탕 4인분 요리를 하기 위한 비용은 3만6260원으로 집계됐다. 1인분 기준으로 따지면 9065원이다. 5년 전(2만6870원)보다 34.9%, 작년(3만2260원)보다 12.4% 올랐다.

삼계탕 재료 7개 품목 중에서 영계·찹쌀·마늘·대파 등 4개 품목은 가격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전통시장에서 영계 4마리(2㎏) 가격은 지난해 1만6000원에서 올해 1만8000원으로 12.5%(2000원) 상승했다.

찹쌀 4컵(800g)은 2700원에서 4300원으로 59.3%(1600원), 마늘 20알(50g)은 500원에서 600원으로 20.0%(100원), 대파(300g)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0%(300원) 비싸졌다.

수삼(4뿌리)은 5000원, 밤(4알)은 560원, 육수용 약재는 6000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영계는 폭염으로 인한 집단 폐사와 복날 수요가 겹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봤다. 찹쌀은 재배면적 축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뛰는 추세라고 해석했다. 마늘과 대파의 경우 최근 기상 악화 탓에 제대로 재배가 이뤄지지 않아 가격이 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외식하는 경우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인분 기준 1만7000원이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기획조사팀장은 “올해 삼계탕의 주재료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올라 가계 부담이 다소 커졌으나 외식 비용과 비교하면 대형마트 할인 정책 등을 이용해 직접 조리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