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라시코’로 후반기 개막…LG·롯데, 운명 건 4연전

입력 2025-07-16 17:25
지난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연합뉴스

‘엘롯라시코’로 프로야구 후반기 순위 싸움의 막이 오른다. 중위권 경쟁과 함께 감독 대행 체제로 나서는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의 반등 여부도 관심사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17일부터 나흘간 서울 잠실구장에서 맞붙는다. 나란히 2∼3위를 달리는 두 팀의 게임 차는 단 1경기다. 이번 4연전이 LG가 치고 나갈지, 롯데가 추월할지를 가를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두 팀은 과거 암흑기 시절부터 치열한 승부를 펼쳐온 대표적인 라이벌이다. 세계적인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 경기 ‘엘클라시코’를 본떠 ‘엘롯라시코’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역대 전적은 LG가 394승 24무 359패로 앞서 있다. 올 시즌 맞대결에서도 LG가 4승 1무 3패로 근소하게 우위에 있다.

이번 시리즈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LG는 이번 시즌 팀 평균자책점 3.78로 강력한 투수력을 자랑한다. 반면 롯데는 평균자책점 4.79로 마운드는 불안하나 팀 타율 0.280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LG는 첫 경기 선발 투수로 토종 에이스 손주영을 낙점했다. 이에 맞서 롯데는 지난달 MVP 알렉 감보아를 내세운다.

중위권 판도 역시 이번 주말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광주에서 맞붙을 4위 KIA 타이거즈와 7위 NC 다이노스의 격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KIA는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 등 주축 선수들이 복귀한 가운데 반등을 노린다. 이호준 감독 부임 첫해 전반기를 무난히 넘긴 NC는 한층 다져진 조직력으로 후반기에 나선다.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는 독주 체제 구축을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현재 2위와 4.5경기로 격차를 벌린 상태다. 한화가 상대할 5위 KT 위즈는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방출하고 패트릭 머피를 영입해 전력을 재정비했다.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8위 삼성과 데뷔전을 치른다. 설 대행은 기존 팀 운용 기조였던 장타를 앞세운 ‘빅볼’ 야구 대신 세밀한 작전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몰볼’ 야구를 선언했다. 오는 9월 전역하는 간판 투수 안우진도 이번 시즌 기용할 계획이다.

설 대행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중책도 떠안았다. 키움은 지난 14일 단장과 감독, 수석코치를 한꺼번에 경질했다. 이장석 전 구단 대표의 딸이 공개 채용을 거치지 않고 지난 겨울 구단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키움 구단은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기형적 인사와 낙하산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며 “비상식적인 운영을 중단하라”고 입장문을 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