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요 산업체 노동자들이 잇따라 파업을 예고하면서 ‘하투’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지역노동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울산시청 앞에서 노조법 2·3조(노란봉투법) 즉각 개정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들어 상견례를 포함해 12차례 만났으나 임금 인상 폭 등을 놓고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부터 18일까지 연속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4시간, 17일 7시간, 18일은 7시간 각각 파업한다.
사측은 월 기본급 12만 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500만원,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제시하고 있다. 격려금과 성과급 등을 합한 변동급여은 조합원당 2000여만원 수준이다.
반면 노조는 조선업 호황기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최대 65세까지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근속수당 인상,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등 15개 요구안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주요 조선사 노조들도 사측에서 임단협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18일부터 사업장별로 4시간 파업한다는 방침이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도 지난 5월 8일부터 14차례 교섭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일급 1만2000원 인상, 정기보수공사(셧다운) 임금 1.5공수(일당의 단위)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일급 3000원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는 지난 14일 울산 지방 노동위원회로 부터 파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파업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들어간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공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사 역시 지난달 18일부터 총 9차례의 교섭을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정년연장,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성과급 회사 순이익의 30% 지급, 상여금 기본급의 900% 수준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사측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조합은 더 강력한 투쟁으로 응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울산 5개 공장은 이날 오후 민주노총의 파업으로 4시간 동안 일부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
현대차에 전자장치를 포함한 모듈 등을 납품하는 모트라스 조합원 1500명은 고용 안정 방안 등을 요구하며 이날 오후 4시간 파업을 단행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