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유인해 잡아둔다”… ‘가입자 포화’ 대응하는 빅테크의 新전략

입력 2025-07-16 06:30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의 시선이 ‘게임’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 검색 시장과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분야에서 각각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업들이 신규 가입자와 기존 이용자를 아우를 유인책으로 게임을 선택한 것이다.

네이버는 최근 자사 멤버십 혜택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게임패스’를 추가했다. PC 게임패스를 선택한 멤버십 이용자들은 MS의 엑스박스 스튜디오 게임을 구독 형식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토스도 지난 8일 ‘앱인토스’ 파트너사로 게임기업 넵튠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앱인토스는 토스 앱 안에서 제휴 파트너사가 제공하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생활형 콘텐츠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앱인앱(App in app) 서비스다.

기업은 매력적인 게임 콘텐츠를 내세워 신규 이용자 확보를 노린다. 네이버는 게임패스 서비스를 소개하며 “PC 게임 이용 비중이 높은 20대 젊은층 등을 중심으로 신규 가입자 확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해 멤버십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도입한 이후 일평균 멤버십 신규 가입자 수가 이전보다 약 1.5배 증가했다. 토스 역시 “넵튠의 파트너사 합류로 대중성 있는 게임 IP가 더해지며 콘텐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이용자가 서비스를 보다 오래, 많이 사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토스의 이번 게임 IP 도입은 100여개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슈퍼앱’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쓸 수 있는 기능이 다양할수록 이용자가 체류하는 시간은 길어진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분석 결과 올해 1월 기준 토스 이용자 1인당 평균 이용 시간은 157분으로, 타 은행앱에 비해 월등한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역시 넷플릭스를 멤버십 혜택으로 선택한 신규 가입자의 경우 쇼핑 지출이 가입 전보다 3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게임 등 차별화된 요소로 소비자를 유인해 서비스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전략은 이점이 많다. 우선 더 많은 사용자가 더 오래 체류할수록 광고 노출 기회가 늘어나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빅테크 기업의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용자 행동 데이터 역시 수집하기가 쉬워진다. 아울러 하나의 앱 또는 서비스를 오래 이용할 경우 정서적 유대감이 생겨 이탈이 쉽지 않고, 자발적으로 지인들을 끌어오기까지 하는 ‘충성 고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 친화적’인 한국 사회에서 게임을 활용한 락인 전략은 유의미한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만 10세 이상 64세 이하 국민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59.9%는 ‘최근 1년간 게임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하루 평균 게임 사용시간은 주중 171분, 주말에는 253분에 달했다. 지난해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인이 즐기는 취미 1위로 게임이 꼽힌 바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