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7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7·플립7의 사전예약이 시작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고객 유치 전쟁도 본격 막이 올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사 모두 제조사 혜택 외에도 수십만원 상당의 자체 할인을 제공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고객들은 사전예약 기간인 오는 21일까지의 조건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시점인 22일 이후의 조건을 비교하며 눈치 싸움도 벌이는 모양새다.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매할 경우 모호한 ‘실구매가’에 현혹되기 보다는 최종 금액 산출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각자 자사에서 폴드7·플립7을 사전예약할 경우 수십만원 상당의 혜택이나 할인을 제공하겠다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T다이렉트샵에서 다이렉트5G 69 이상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 대한 15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반납할 경우 최대 25만원의 지원금도 나온다.
KT는 ‘미리보상 프로그램’으로 단말기 구매 가격을 최대 50% 낮출 수 있다며 홍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4개월 뒤 스마트폰 반납과 기기 변경을 약속하는 대신 폴더블폰 출고가의 50%를 미리 보상받는 계약이다. 출고가(256GB·237만9300원)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미리보상(118만9650원)과 공시지원금(50만원)을 모두 받으면 70만원 미만에 폴드7을 구매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사전예약 고객에게 인공지능(AI) 구독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웹페이지나 문서에서 핵심 정보를 검색하고 중요 부분을 요약해주는 ‘라이너’와 PPT·이미지 등 디자인·영상 작업 지원 서비스인 ‘캔바’가 대상이다. 사전예약 후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은 ‘유독 Pick AI’를 통해 이 두 종류의 AI를 6개월간 추가 비용 없이 이용 가능하다. 그 외 ‘웨어러블 제미나이’가 탑재된 갤럭시 워치8(40㎜)의 36개월 할부금 전액을 할인해준다.
통신사들이 사전예약 첫날부터 유치전에 열을 올리는 모습에 비해 소비자들은 신중한 모양새다. 특히 단통법 폐지 전후로 단말기 보조금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들이 많다. 이번 사전예약 기간은 15~21일인데, 오는 22일부터는 단통법이 폐지된다. 이때부터는 일명 ‘성지’라 불리는 할인율 높은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제약 없이 보조금을 살포하며 판매량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7세대 폴더블폰이 완성도 높은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점에서 보조금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기부터 폴더블폰을 찾는 고객들은 가격과 관계없이 최신 기기를 써보고자 하는 얼리어댑터가 대부분”이라며 “할인액을 높이지 않아도 수요가 일정한 만큼 굳이 마케팅 비용을 과하게 들일 유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실구매가’가 정확히 어떻게 산출됐는지 유심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받는 금액의 경우 사실상 고객의 자산을 넘기는 것이라 통신사가 지원하는 금액으로 보기 어렵다.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른 할인이나 더블 스토리지 혜택(기기 용량 2배 업그레이드)은 각각 신용카드사와 제조사(삼성전자)가 제공하는 만큼 통신사 고유의 혜택이 아니다.
그 외 할인 쿠폰이나 서비스 무상제공 혜택의 경우 고가 요금제를 일정 기간 이상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어 소비자가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으면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 3만원짜리 알뜰폰 요금제를 쓰는 고객이 통신 3사의 10만원짜리 요금제를 6개월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30만원어치 혜택을 받는다면 단순 계산상으로는 손해를 보는 것일 수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