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수 세자릿수…반복되는 동아시안컵 흥행 참패

입력 2025-07-15 17:03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린 지난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이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6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이 이번에도 흥행 부진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15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2025 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한국과 중국의 개막전을 찾은 관중수는 4426명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열린 용인미르스타디움 수용인원(약 3만7000석)의 12% 수준이다. 지난 11일 저녁에 열린 홍콩전 관중수도 5521명에 그쳤다.

여자부 경기는 세자릿수까지 추락한다. 지난 9일 중국전 관중은 923명에 불과했다. 남자부보다 규모가 더 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였다. 같은날 열린 일본과 대만의 경기(193명)는 무관중에 가까웠다.

어엿 A치인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올 시즌 K리그2 평균 관중수(18라운드 기준 4499명)에 겨우 미치는 정도다. 개최국임에도 홍콩 응원단 수가 붉은악마를 압도하는 모습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남자부 경기와 같은 곳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예선 이라크전 때 3만5198명이 몰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대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중일을 오가며 열리는 가운데 관중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003년 초대 대회 때는 평균 관중이 3만명을 넘었지만 2019년 부산 대회 때는 7030명, 2022년 일본 대회에서는 6396명으로 감소했다.

애초 동아시안컵은 해외파 스타 선수들이 빠져 팬들의 관심을 끌기 힘든 대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아 국내파 선수로만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열리는 데다 평일에 방문하기엔 경기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동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대회지만 존속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일전을 제외하곤 승부가 중요한 경기를 찾아보기 어려워서다. 참가국조차 세대교체 등의 목적으로 2~3군을 소집하며 대회를 시험무대로 삼는 실정이다. 국가 간 수준 격차도 점점 벌어져 한일전에서 우승컵이 결정된 지도 오래다.

이날 대회를 주관하는 EAFF 수장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공식 추대됐다. 임기는 EAFF 정기총회가 개최되는 2026년 3월까지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