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날씨보다 더 뜨거운 이곳… 기도 온도 ‘2만도’”

입력 2025-07-15 14:14 수정 2025-07-15 14:16
왕성교회 성도가 '40일 기도대행군' 기간인 15일 서울 관악구 교회에서 기도 시간을 뜻하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왕성교회 제공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길요나 목사) 복도에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온도계가 세워졌다. 성도들의 기도 시간을 표시한 온도계다. 오는 25일까지 ‘40일 기도대행군’을 열고 있는 왕성교회는 성도들이 기도한 1시간을 1도로 합산하고 있다. 15일 온도는 1만8000도로 성도들이 1만8000시간을 기도한 셈이다. 기도대행군 시작 때는 1만도를 목표로 했는데 20여일만에 1만도가 훌쩍 넘어 목표를 2만도로 상향했고 이마저도 무난히 넘길 예정이다.

왕성교회 성도들은 기도대행군 기간 기존에 하던 새벽기도회와 금요철야에 오전 10시 기도, 금식기도 등을 추가해 여름 날씨보다 더 뜨거운 기도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길요나 목사는 “무더운 여름은 몸과 마음이 금방 지치는데 수련회나 단기선교 등으로 영적 에너지는 흘려보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성도들이 기도에만 집중하는 ‘영적 나실인’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올해 처음 기도대행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왕성교회가 '40일 기도대행군' 기간 서울 관악구 교회 복도에 세운 기도 온도계 모습. 왕성교회 제공


교회는 기도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온도계 옆에는 포토존을 만들어 성도들이 직접 자신의 기도 시간을 스티커로 붙이고 기도 응답받은 내용도 적어두게 했다. 길 목사는 “눈에 보이는 기도 온도계의 눈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을 통해 성취감을 가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기도 응답을 보며 다양한 방법과 은혜로 일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목장별로 릴레이 기도표를 공지하고 언제든지 찾아와 기도할 수 있도록 교회 부속실을 열어뒀다. 매주 금요일 철야기도에는 이필산(청운교회) 황형택(새은혜교회) 김승욱(할렐루야교회) 임병선(용인제일교회) 조지훈(기쁨이있는교회) 황선욱(분당순복음교회) 목사 등 영성 있는 외부 강사를 초청했다.

왕성교회 다음세대가 지난 11일 관악구 교회에서 열린 금요 철야에서 찬양하고 있다. 왕성교회 제공


교회는 이번 기도대행군의 열매로 성도들이 기도의 기쁨을 알게 된 것과 금요철야에 다음세대 비율이 45%로 늘어난 것을 꼽았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기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금요철야 기간 아이들이 모이는 장소를 별도로 마련했는데 이번엔 자녀들도 부모와 함께 기도하도록 독려했다. 아이들이 예배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달리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는 광경이 이어졌다.

성도들이 가정과 개인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등을 기도 제목으로 삼고 기도의 지경도 넓힌 것도 큰 수확이다. 길 목사는 “우리 교회가 위치한 관악구, 그중에서도 신림동은 유동 인구도 많고 유흥의 중심지”라며 “존 웨슬리 시대에 부흥이 임하자 런던 시내 술집이 다 문을 닫은 것처럼 우리 교회의 기도를 통해 관악구가 예수님을 가장 잘 믿는 동네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