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中 ‘움직이는 TV’로 격돌… TV시장 활력될까

입력 2025-07-15 06:30
LG 스탠바이미 2. LG전자 제공

‘움직이는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2021년 LG전자가 LG스탠바이미를 출시하며 선도해 온 이동형 TV 시장에 삼성전자와 중국 가전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동형 TV가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내며 정체된 글로벌 TV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번 주 홍콩과 튀르키예에 LG스탠바이미2를 출시한다. 이어 이달 중 미국 캐나다 베트남 싱가포르에 출시하고, 다음달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으로 출시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을 아우르며 글로벌 이동식 스크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LG스탠바이미2는 나사를 푸는 등 복잡한 과정 없이 버튼 하나로 화면부와 스탠드를 손쉽게 분리할 수 있다. 분리된 화면은 테이블에 놓거나 액자처럼 벽에 걸 수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27형 QHD(2560x1440)의 고해상도 터치 디스플레이와 고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전원 연결 없이 최대 4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에 LG전자 스탠바이미2에 견줄 만한 무선형 이동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지난달 2025년형 인공지능(AI)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이동형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곧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3년 LG스탠바이미에 대응하기 위해 스크린에 무빙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을 출시한 바 있다. LG스탠바이미보다 화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장 배터리가 따로 없어 전원을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신제품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면서 배터리 용량은 극대화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TCL은 지난해 11월 액자형 TV ‘TCL A300’을 선보였고, 올해 CES 2025에서 이 제품에 바퀴 달린 이동식 스탠드를 부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센스도 지난해 출시한 액자형 TV ‘캔버스 TV’에 이동형 거치 기능을 추가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기술력을 갖춰 글로벌 TV 시장 판도를 바꿀 중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가 이동형 디바이스로 진화하면서 가전 업체들 사이에서 기존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