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기도의 함선에 탑승하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인호 더사랑의교회 목사가 14일 오후 서울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714 기도대성회 개회를 선언했다. 2023년 시작한 714 연합기도운동은 교단과 교파를 넘어 한국교회가 함께 무릎 꿇는 연합 기도의 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714연합기도운동본부(공동대표 이인호 이재훈 최병락 목사)가 주최한 올해 기도회는 ‘여호와께 돌아가자’를 주제로 제주·부산·군산·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온 6000여명이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3번의 기도회, 7번의 합심기도에 참여했다.
기도회에서는 교회의 회개와 영적 각성, 한국사회와 열방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유기성(예수동행운동) 이재훈(온누리교회) 최병락(강남중앙침례교회) 문대원(대구동신교회) 목사 등이 세션별로 말씀을 전했다.
1부 기도회 메시지를 전한 안광복 청주상당교회 목사는 한국교회 회복의 조건으로 회개를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인구 절벽, 사회 갈등과 경제 침체 등을 언급하며 “이런 위기 속에 희망이 돼야 할 한국교회의 현실은 더 암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무너져 국민 75% 이상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빛과 소금이 돼야 할 교회가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안 목사는 “평범하고 연약한 우리지만 기도하면 하나님이 특별한 하나님의 사람들로 만들어주신다”며 “오늘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교만함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714연합기도운동 고문인 유 목사는 ‘보기를 원하나이다’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유 목사는 “건강한 연합기도회가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위기가 닥쳤을 때 기도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에 주신 기도의 능력으로 영적 각성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한국교회의 ‘기도에 대한 좌절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모여 기도하면서도 ‘기도해도 안되던데, 기도해서 무슨 소용이야’라는 깊은 좌절감을 갖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영적 상태를 살피지 못하고 의식주, 욕구를 채워달라 기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기도를 통해 한국교회를 쓰실 은혜를 소중히 여기면서 주님만 바라보는 영적 회복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714연합기도운동 공동대표인 이 목사는 이번 기도대성회를 ‘연합기도 특공대 출범식’이라고 표현했다. 이 목사는 “한 번의 대회로 끝나지 않고 매일 골방과 교회, 지역에서 기도의 불씨를 이어갈 것”이라며 “교회가 복음으로 새로워지고 하나 되어 세계선교의 부흥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매일 기도제목을 나누고 교회별로 함께 기도하고 권역별 연합기도회를 분기마다 이어가고 해마다 한국교회가 함께 모여 기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714연합기도대성회는 2023년 ‘복음주의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로잔대회 서울 유치가 확정된 뒤 같은 해 7월 14일 인천 송도에 1만5000명이 모여 기도하면서 시작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는 구약 역대하 7장 14절이 모티브다.
이재훈 한국로잔위원회 의장은 “로잔대회는 끝났지만 한국교회 앞에 남은 과제는 하나 돼 연합하며 기도하는 일”이라며 “714기도대성회는 로잔대회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한국교회와 세계선교, 대한민국을 위한 중보의 자리”라고 했다. 그는 “거리의 외침보다 골방에서 드리는 기도의 힘이 더 크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하길 바란다”며 “이 기도회야말로 로잔대회가 한국교회에 남긴 가장 큰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714 기도대성회는 앞으로도 714 공동본부를 중심으로 연중 기도제목 공유와 권역별 연합기도, 연례 기도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손동준 박윤서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