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통신] ‘캐니언’ 김건부, 마지막은 또 니달리였다

입력 2025-07-14 05:01 수정 2025-07-14 15:04
라이엇 게임즈 제공

다시 펼쳐진 5세트. 젠지 ‘캐니언’ 김건부의 선택은 역시나 니달리였다.

젠지는 12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T1에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패승패승 상황에서 마지막 5세트를 잡아내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피어리스 드래프트 특성상 시리즈 후반부로 갈수록 난도가 높아지는 밴픽. 마지막 5세트에서 레드 사이드였던 젠지는 생소한 조합을 완성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서포터 포지션에서는 파이크까지 고르면서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정글러는 가장 마지막에 제일 마음 편한 챔피언을 잡았다. 2020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기념해 스킨을 제작했던 그의 상징. 중요 경기면 제일 먼저 손이 가는 챔피언을 다시 한번 골랐다. 김건부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경기를 할 때마다 항상 니달리를 했던 거 같다. 확실히 니달리를 픽할 때 좋은 느낌이 있다. 좋은 느낌을 살려 이기기까지 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 경기 승부처에서 늘 니달리를 만지작거린다. 젠지와 김건부는 지난 승자조 결승전 5세트에서도 같은 팀을 상대로 니달리를 고른 바 있다. 이날 T1도 상대가 재차 니달리를 고를 것을 의식한 듯 1픽으로 레넥톤을 골랐다. 레넥톤·니달리 조합의 완성을 허용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젠지와 김건부는 개의치 않았다. 막을 테면 막아보라는 듯, 아트록스와 니달리로 빠르게 상체를 구성했다.

중요한 경기마다 꺼낸 챔피언은, 그가 모든 중요 경기에서 이긴 건 아니므로 아픈 기억도 꽤 있는 챔피언이다. 담원 기아 소속으로 2022 LCK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젠지전 5세트 1만 골드 역전패를 당했을 때도 그는 니달리였다. 지난해 LoL 월드 챔피언십 4강전에서 T1에 패배했을 때 마지막을 함께했던 것도 니달리였다.

하지만 김건부는 여전히 니달리를 행운의 부적으로 여겼다. 좋은 기억이 더 많아서다. 김건부는 “피어리스 드래프트가 도입된 이후로는 4·5세트까지 갔을 때 니달리를 할 확률이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 니달리를 픽했을 때 자신감이 찬다. 이길 것 같다는 기분으로 게임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니달리를 단 두 번 골랐다. 두 번 다 5세트였고, 이겼다.

김건부에게 MSI와 니달리는 기분 좋은 조합이다. 2021년 대회에서 그는 니달리로 1승0패를 했다. 지난해 청두에서도 3승0패를 기록했다.

밴쿠버=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