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관계 개선 조짐…“평양-베이징 여객열차 운행 재개 합의”

입력 2025-07-13 15:39
중국 베이징역에 평양-베이징 간 국제여객열차가 정차한 모습. 웨이보

북한과 중국이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국제여객열차 운행 재개에 합의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북한 철도성 인력들이 최근 중국에서 기술 훈련 및 연수를 받았다는 중국 측 보도도 나왔다.

NHK는 1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최종 조율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읽힌다. 평양-베이징 국제여객열차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월 운행이 중단됐다. 이번에 운행이 재개되면 5년여 만이다.

NHK는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 등을 강화하면서 중국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관계 변화 징후인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지난 5월 이후 북한의 시찰이나 연수 목적 중국 방문이 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북·중 관계가 개선 분위기이기는 하다”며 “열차 운행 재개가 본격적인 관계 변화로 나타날지는 신중하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NHK의 논평 요청에 “관련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 담당 부문에 물어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의 바오터우신문망은 “바오터우 철도직업기술학원이 베이징교통대학의 위탁을 받아 북한 철도성 관련 기술인력들에 대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이어 “양측은 이번 협력을 기점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술 교류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철도 인재 양성, 기술표준 연계 등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번 협력은 양국 철도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바오터우 철도직업기술학원에 따르면 안재철 북한 철도대표단 단장은 지난달 16일 이곳 학원을 방문해 “중국 땅을 밟는 순간, 형제 같은 이웃 바오터우의 깊은 우정과 바오터우 철도직업기술학원의 진심 어린 열정을 깊이 느꼈다”면서 “이번 연수는 북한 철도의 시급한 현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의 선진 기술과 기관차 설계 및 제작, 노선 유지 보수, 지능형 유지 보수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심도 있게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북·중우호조약 체결 64주년 기념 연회를 평양과 베이징에서 잇따라 개최한 것도 관계 개선 조짐으로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조·중(북·중)우호조약 체결 64돌에 즈음하여 중국 주재 우리나라 대사관이 10일 연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연회에는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왕둥밍 부위원장이 주빈으로 참석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지난 11일 왕 부위원장의 연회 참석 소식과 함께 “양측은 조약의 중요한 의의와 양자 관계 발전이 이룬 성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중·조 전통적 우호 협력의 끊임없는 심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63주년 행사에는 북·러 밀착으로 북·중 관계가 나빠지면서 허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주임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예년처럼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주빈의 격이 복원됐다.

지난 9일 평양에서 열린 연회에도 북측에서 강윤석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 지난해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 참석하며 낮아졌던 주빈의 격이 회복됐다.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는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강화·발전시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왕 부위원장은 “전통적인 중·조 친선협조관계를 수호하고 공고히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며 “중·조 친선을 대를 이어 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과 중국 인민일보 등 양국 관영매체도 예년처럼 기념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해에는 두 매체 모두 북·중 우호조약 체결 63주년을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과 중국은 1961년 7월 11일 한 나라가 침공당하면 다른 나라가 바로 참전하게 하는 자동 개입조항을 담은 ‘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