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문 이미 열렸다 믿고… 접경지역으로 떠난 이들

입력 2025-07-13 15:30 수정 2025-07-14 10:16
새중앙교회 목련교구 소속 교인들이 지난달 14일 경기도 파주중앙교회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새중앙교회 제공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 교인들에게 여름은 북한교회 100개를 세우겠다는 ‘비전 백천만(百千萬)’을 배우는 계절이다. 교회는 통일의 문이 이미 열렸다고 믿으며 2023년부터 파주 통일촌을 비롯한 접경지역에서 전교인이 현장지원활동(아웃리치)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전세대 아웃리치다.

올해 전세대 아웃리치는 지난달 14일부터 9월 중순까지 약 3개월간 이어진다. 50개 이상의 아웃리치 팀이 교구와 공동체별로 참여해 국내외 100개 이상 교회를 찾아간다. 파주를 비롯한 접경지역의 작은 교회, 농촌교회, 다문화 밀집지, 군부대 교회가 주 대상이다. 일부 교구와 부서는 이 기간, 많게는 10번까지 아웃리치를 떠난다.

전세대 아웃리치는 2022년 새중앙교회가 민통선 안 통일촌교회와 판문점교회를 비롯해 파주 일대 70개 교회와 협약(MOU)을 맺으면서 본격화했다. 새중앙교회가 내건 비전 백천만은 북한에 100개 교회, 세계에 1000개 교회, 10000명의 선교사를 세우겠다는 목표다. 황덕영 목사는 “접경지역 사역이 통일 이후 북한 사역의 거점을 준비하는 동시에 모든 세대가 함께 몸으로 훈련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한다. 교회는 이 사역이 끊기지 않도록 지난해 경기도 파주 운천마을에 새한반도센터(NCOK, New Center for One Korea)를 설립했다.

올해 아웃리치의 문을 연 목련교구는 지난달 14일 경기도 파주중앙교회(서기우 목사)를 비롯해 약 2주 간격으로 4개 교회를 방문했다. 13일에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군 교회인 백마신풍교회(김명훈 목사)를 찾아 장병들에게 토스트와 후원금을 전달하며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목련교구 교구장인 최균 안수집사는 “첫 사역 대상이었던 파주중앙교회를 잊을 수 없다”며 “29년간 한곳을 지킨 파주중앙교회 목사님을 보며 큰 도전을 받았다. 교회가 말하던 복음 통일 비전을 현장에서야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통일 이후 이곳이 복음 사역의 전초기지가 될 거라 믿으며 일했더니 힘든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새중앙교회 목련교구 교인들과 경기도 파주중앙교회 교인들이 지난달 14일 파주중앙교회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새중앙교회 제공

이곳에서 목련교구 소속 교인 23명은 교회 인근 노인정을 찾아 어르신에게 안마하고 과일을 나눴다. 공장지대 외국인 근로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 외벽을 새로 칠했다.

서기우 파주중앙교회 목사는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지만 지역과 함께하며 오랜 시간 떠나지 않고 지켜왔다. 새중앙교회가 직접 찾아와 주니 교인들도 큰 힘을 얻었다”며 “이번에 탄력을 받은 지역 외국인 근로자 전도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30여개 팀마다 사역 방식이 제각각인 것도 새중앙교회 전세대 아웃리치의 특징이다. 어르신이 많은 곳에선 미리 배운 발 마사지를 하고 농촌에선 부침개와 삼계탕으로 잔치를 열었다. 아파트 단지에선 노방전도를 하고 공장지대에선 외국인 근로자 손을 잡고 기도했다. 아이들이 많은 지역에선 골목을 다니며 복음 팔찌를 나눴다.

새중앙교회 목련교구 교인들이 지난달 14일 경기도 파주중앙교회 예배당에 들어서고 있다. 새중앙교회 제공

황 목사는 “선교는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며 “언제 북한 문이 열릴지 몰라도 준비된 교회와 성도가 현장부터 달려가야 한다. 접경지역 작은 교회가 살아나고 지역을 돌볼 수 있어야 북한교회 100개를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